사진과 삽화로 이해 도와

 

홍병화 박사 지음

조선시대 불교건축사

민족사

값 14,800원

 

국내 최초로 조선시대 불교건축사를 정리한 책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이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건축관련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홍병화 박사는 최근 『조선시대 불교건축의 역사』를 냈다.

지금까지 불교건축사를 한 호흡으로 정리한 책이 국내에 출간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 책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우리나라의 건축사는 불교건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따라서 불교건축사가 제대로 정리된 적이 없다는 것은 우리나라 건축사가 제대로 정리된 적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

저자는 조선 후기 불교건축의 성격과 의미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쓴 지 10여년 만에 조선시대 불교건축사 전체를 다루는 이 책을 출간하게 됐다. 전국 전통사찰 전수조사에 참여하고, 서울시 문화재위원회 건축전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금강산 신계사 복원사업 등 전통사찰과 관련된 다양한 조사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불교건축사, 특히 조선시대 불교건축사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왔다고 밝혔다.

이 책은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불교건축의 역사를 시대별로 나누어 알기 쉽게 정리하고 사진자료와 삽화를 실어 이해를 돕고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단순히 조선시대 불교 건물의 역사가 아니다. 저자는 조선시대 불교건축사는 이 땅에서 민중이라는 주체가 어떻게 역량을 키우고 결집해 왔는지 보여주는 귀중한 증거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조선시대 5백 년 동안 치른 두 번의 큰 전쟁, 일상적인 비하와 배고픔에 직면했던 불교가 백성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복전으로서의 사찰, 즉 삶이 녹아 있는 불교건축을 남긴 것에 주목하고 있다. 서원 등 유교건축이 상대적으로 당시 상류층의 문화를 보여준다면, 불교건축은 조선 후기로 갈수록 민중들의 조직적이고 의식적 활동이 반영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에 따라 조선시대의 중심이 상류층에서 중 ․ 하류층으로 옮겨지는 과정의 시대정신이 가장 잘 반영된 건축을 불교건축이라고 보고 있다. 저자는 그런 시대적 흐름을 읽고, 기존의 해석과 다르더라도 불교건축이 가질 수 있는 의미를 적극적으로 찾아내고자 했다.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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