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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4(2020)년 09월 30일 수요일
불교의 고전 ‘밀린다팡하’를 쉽게 풀어쓴 책
불교의 고전 ‘밀린다팡하’를 쉽게 풀어쓴 책
  • 김종만 기자
  • 승인 2020.05.21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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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로 묶어 새롭게 편집
특화된 시각과 접근 돋보여

문학적 향기가 짙은 불교 고전 중의 하나인 『밀린다팡하』를 동서양의 여러 번역본을 대조하면서 한글로 쉽게 풀어 쓴 서정형 역해 『밀린다 왕의 물음』이 출간됐다.

 

기원전 2세기 경에 성립된 『밀린다팡하』는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그 원본의 유실과 재편집, 훼손과 첨삭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원형을 복원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해자는 이 책의 서술 방향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리스 데이비스(T.W. Rhys Davids)가 빨리어 원본에서 영역한 『The Debate of King Milinda』를 기본 텍스트로 삼고, 이를 요약 편집한 비구 페살라(Bhikhu Pesala)의 『An Abridgement of the Milindapanha』를 참조했다. 간간이 의미가 명확하지 않거나 모호한 부분은 한역본 『나선비구경』을 교차 검증했으며, 우리말 번역본의 내용을 대조했다. 특히 페살라의 영역본을 접하고 축약의 필요성과 편의성에 공감했기 때문에 중복되는 비유나 부연설명을 간소하게 줄이고, 주제별로 재편해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밀린다팡하』를 만들게 되었다.”

이처럼 역해자는 경전 번역의 보편적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경전 번역의 미숙함과 한계, 상투성과 불성실성을 지양하고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이 책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했다고 자부한다. 한마디로 번역본과 차별되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번역과 해석 작업을 엿볼 수 있다.

역해자가 말하는 『밀린다팡하』의 문헌적 가치는 이렇다.

첫째,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그리스의 밀린다 왕과 인도의 불교 고승 나가세나 사이에서 벌어지는 질문과 답변은 동서문화의 교섭이라는 의의를 갖고 있다.

둘째, 밀린다 왕이 서구문명의 관점과 시각에서 불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다.

셋째, 불교 고승 나가세나에게 답변을 요구하는 밀린다 왕의 질문은 거침이 없이 당당하고 예리하며 날카롭지만, 적확한 비유와 보편타당한 논리로 답변하는 나가세나의 통찰력과 지혜는 읽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역해자는 이러한 가치를 제대로 전하기 위하여 남다른 열정과 의지로 역해에 임했다고 고백한다.

이 책은 크게 1부 ‘대론(對論)’과 2부 ‘딜레마’로 구성돼 있다. 1부 대론은 밀린다 왕과 나가세나의 대론이 있은 후 100년 후에 기록된 구본(舊本)의 내용으로 △무아 △윤회 △업 △마음 △수행 △열반 △붓다로 나눠 설명한다. 이 일곱 개의 주제는 불교교학을 관통하는 주요 교리이기도 하다. 2부 딜레마는 후세에 덧붙여진 신본(新本)이라 할 수 있다. 서로 충돌하는 교설에 대한 해명을 추구하는 대화법인 ‘양도논법’(딜레마) 중 핵심 논지만 정리하여 번역한 것이다.

마지막 권말 부분엔 지금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주제들인 무아와 업, 윤회와 열반 등에 대한 해설이 실려 있다. 서정형 역해/공감과소통/값 14,600원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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