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표 명예교수
니까야 두 번째 번역서
‘정선 맛지마 니까야’ 출간

이중표 전남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니까야』 번역 시리즈로 두 번째에 해당하는 『정선 맛지마 니까야』를 최근 출간했다.

 

1권 『정선 디가 니까야』에 이어 나온 『정선 맛지마 니까야』는 불교 수행의 목표인 열반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그곳에 이르는 중도(中道) 수행법을 세밀하게 제시한다.

대표적인 초기경전으로 분류되는 『니까야』는 빨리어로 기록된 방대한 분량의 경집(經集)이다. 이는 ‘디가’, ‘맛지마’, ‘상윳따’, ‘앙굿따라’, ‘쿳다까’의 5부(部)로 구성돼 있다. 여기서 ‘맛지마’란 ‘가운데, 중간’을 의미하는 말로, 『맛지마 니까야』는 중간 길이의 경을 모았다는 뜻이다.

총 152편의 경이 수록돼 있는데, 『정선 맛지마 니까야』는 이 가운데 불교 수행의 중핵(中核)이 담긴 70편의 경을 가려 뽑아 한 권으로 묶었다.

저자는 방대한 『맛지마 니까야』를 한 권으로 엮기 위해 반복되는 문장은 과감하게 생략했다. 다만 내용의 훼손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또한, 각 경의 서두에 해제를 붙여 내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저자는 먼저 “불교에서 수행은 곧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실천해야 할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그래서 이 책은 그 과정의 정수로 일컬어지는 ‘37조도품(助道品)’의 개별 해설은 물론 불교 선정 수행법의 핵심인 ‘9차제정(九次第定)’을 포함해 열반으로 가기 위해 제시한 부처님의 모든 가르침을 담았다. 따라서 이 책은 불교가 추구하는 열반은 무엇이며, 그곳으로 향하는 길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부처님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불교 수행의 목적은 어디에 있을까? 저자는 “열반이 바로 수행의 목적”이라며 이를 얻기 위한 해답 또한 『맛지마 니까야』의 첫 번째 경인 『근본법문경』에 담겨 있다고 강조한다. 제목처럼 ‘붓다가 설한 모든 가르침의 근본’이 이 경전의 주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이 열반에 이르는 과정을 바라볼 때 문제가 생긴다. 여전히 주관적으로 분별해 대상을 바라보는 범부는 계속해서 깨달음의 세계를 오해하거나 신비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부처님은 열반의 세계는 신비한 체험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부처님은 불교 수행의 핵심에 대해 "여섯 가지 지각활동, 즉 6근(六根)의 활동이 ‘나’라고 하는 ‘자아’를 키우고, 여기서 발생하는 분별심이 번뇌를 낳는다. 그렇게 분별하는 마음(識), 접촉(觸), 느낌(受) 등을 취함으로써 5취온(五取蘊)이라는 망상 덩어리가 커간다. 불교 수행은 이 망상 덩어리를 지각하고 이해해 소멸시키는 데 있다"고 말씀하고 있다.

저자는 “오히려 신비 체험이나 깊은 삼매에 빠지는 등의 일은 지양해야 하며, 끊임없이 지혜의 눈으로 자신의 마음을 통찰하는 노력이야말로 불교 수행의 요지인 만큼 항상 깨어있음을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이러한 흐름을 『근본법문경』, 『6입처(六入處)에 속하는 큰 경』, 『지각수행(知覺修行) 경』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불교 수행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맛지마 니까야』의 어디에도 깊은 삼매 속에서 문득 깨달음을 얻는다는 이야기는 없다. 오히려 삼매에서 얻은 것을 모두 버리고, 지각활동을 있는 그대로 통찰함으로써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강조한다. 또한, 눈으로 볼 수 있고, 귀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교 수행을 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불교의 근본경전이 공통적으로 담고 있는 가르침이 오롯이 담겨 있는 것이다.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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