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최초의 수계의식

초기교단에선 수계의식 간단
꼰단냐 등 5비구 최초 구족계

비구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구족계 수여 방법은 부처님 재세 시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전개되어 왔다. 부처님으로부터 제일 먼저 구족계를 받은 사람은 녹야원에 머물고 있었던 오비구 중 한 명인 꼰단냐(교진여)이고 나머지 네 명의 비구들도 차례로 부처님의 법을 듣고 법안(法眼)을 얻어 부처님으로부터 구족계를 받았다.

그런데 이때는 지금의 구족계 수여 방법처럼 긴 시간이 소요되는 수계의식이 행해지지 않았다. 부처님의 법을 들은 사람이 부처님의 제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의 곁으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자 합니다.”라고 부처님에게 구족계 수여를 요청하고 부처님께서는 “오너라, 비구여, 내 이미 교법을 잘 설해 놓았다. 바르게 괴로움을 소멸시키고자 한다면 청정한 수행(梵行)을 하라.”로 대답을 하는 것으로 간단히 구족계 수여 의식이 마쳐졌다.

이러한 방식으로 꼰단냐를 비롯한 오비구, 바라나시에 사는 부호의 아들인 야사와 그의 친구 55명을 전도하여 부처님 당신을 포함한 61명의 아라한이 탄생되었고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의 전도를 격려하는 이른바 전도선언을 하신다.

부처님께서 최초로 설법하시는 장면을 묘사한 초전법륜도.
부처님께서 최초로 설법하시는 장면을 묘사한 초전법륜도.

 

“비구들아, 나는 하늘과 인간의 모든 그물을 벗어났다. 비구들아, 그대들도 천신과 인간의 모든 그물을 벗어났다. 비구들아, 길을 떠나거라. 여러 사람들의 이익과 안락을 위하여, 세상을 동정하여, 인간과 천신의 이익과 안락을 위하여 길을 떠나라. 두 사람이 한 길을 가지 마라. 비구들아,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의미와 문장을 갖춘 법을 설하라. 아주 원만하고 청정한 행을 드러내 보여라. 세상에는 마음에 먼지와 때가 적은 자도 있다. 그들이 법을 듣지 못한다면 쇠퇴할 것이지만, 법을 듣는다면 잘 알게 되리라. 비구들아, 나도 법을 설하기 위해 우루벨라의 세나니 마을로 가야겠다.”

이와 같이 제자들의 전도를 격려하고 부처님께서도 혼자서 우루벨라로 가셔서 결발외도(結髮外道)인 캇사파 삼형제와 그들의 제자 1,000명, 그리고 육사외도 중 한 명이었던 산자야의 제자 사리뿟따(사리불)와 목갈라나(목건련)를 포함한 250명에게 법을 설하시고 오비구와 같은 방법으로 구족계를 수여하게 된다. 우리가 경전에서 볼 수 있는 ‘1,250비구’는 이들을 의미한다.

부처님의 전도선언 후 제자들은 제법 먼 지역까지 전도를 위해 갔었고 전도에 성공하여 부처님에게 구족계를 받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을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데려가야만 구족계를 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는데 그것은 부처님에게로 가는 도중에 피곤하고 힘들어 구족계 받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생겨났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이 전도를 하고 있는 그 지방에 부처님의 제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이 생기면 삼귀의를 하게하고 구족계 수여를 허락하셨다.

이것은 구족계 수계 의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변화로 여겨진다. 이전까지는 비구의 자격을 갖추게 되는 구족계 수계 의식이 부처님의 고유 권한이었다면 삼귀의에 의한 수계는 그 고유 권한을 승가에 위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동방불교대학교 교수, 스리랑카 국립 켈라니야대학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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