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1일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지 70여 일 만에 전 세계적으로 11

만여 명이 넘는 환자(확진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도 3천5백여 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도

11일 00시 기준 현재 확진자가 7천5백 명을 넘어섰으며, 사망자도 60명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교계(敎界) 일각에서 오는 4월 30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무형문화재 제122호인 연등회 연기를 비롯한 봉축기간 조정을 검토하자는 의견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

다. 심히 우려되는 일이다.

물론, 정부와 국민과 의료진들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가 잦아들지 않는다면 연등회와 봉축기간은 ‘연기’나 ‘기간 조정’이 아니라 당연히 ‘취소’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거기에 함몰돼 모든 것을 ‘올 스톱’해버리기에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많다. 3월 하순까지는 좀 지켜보면서 느긋이 생각해도 늦지 않다.

다행히 요 며칠 새 확진자 수가 둔화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 추세라면 머잖아 완전 진압도 가능하리라 본다. 그리고 반드시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마무리되리라 본다. 코로나19도 결국은 (사악한) 인간의 탐·진·치에서 비롯한 (사악한) 것이니까.

그래서 더욱 말하고 싶다.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일상을 빼앗겨버린 지금, 마스크 한 장을 사기 위해 아침부터 약국 앞에 긴 줄을 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우이웃이나 독거노인, 지체장애인 등 돌봐주지 않으면 혼자서는 살아가기 힘든 사람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안아주고 돌봐주는 손길이 더 필요하다고. 그들이 바로 우리 곁에 오신 부처님이니까. 그런 뒤에 연등회 연기와 봉축기간 조정 등을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