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 스님 저 ‘오대산 노송’
“무수한 비바람도 견뎌 낸
노송처럼 거대한 숲 이루길”

현해 스님 저 '오대산 노송' 표지 사진.
현해 스님 저 '오대산 노송' 표지 사진.

 


평생을 『법화경』연구에 전념해 온 전 동국대 이사장 현해 스님이 회고록 『오대산 노송』을 출간했다.

“스물 네 살의 청년이 무작정 월정사를 찾았다. 전쟁 이후 혼돈의 시대에 머리를 깎고 수행자가 되었다. 지난한 세월 속에 청년은 어느덧 구순을 바라보는 노승이 되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 오대산 월정사 회주 연암현해 대종사. 한국불교의 산증인이자 대표적 학승으로 종단을 떠받치고 있는 현해 대종사의 삶과 수행의 시간은 우리 근현대사 속에서 스스로 주인으로 살아가고자 했던 초인(超人)의 길이 어떠했는지를 처절하게 보여준다. 돌아보니 자신이 마치 구부러진 오대산의 병든 노송(老松)과 같아서 타인들에게 그늘이나 좋은 쉼터를 주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전하지만 누구나 알게 되듯이 무수한 비바람에도 결코 쓰러지지 않고 꺾어도 꺾이지 않는 무수한 노송들의 그 힘이 있었기에 오늘날 한국불교는 거대한 숲이 될 수 있었다. 누구에게라도 조금의 도움이 되겠다는 마음의 언약을 지키며 살아온 오대산 노송의 나이테 속에서 부처님이 전하신 진리의 법문이 감동으로 파고든다.”

현해 스님은 회고록 서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자신을 노송으로 비유하며 그 수많은 노송으로 인하여 거대한 숲을 이룰 수 있었다고 한국불교를 비유해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 표현은 그대로 표제 『오대산 노송』이 되었다.

제1장 ‘기독교의 집안에서 피어난 법연(法緣)의 꽃’은 출가 전 스님의 이야기다. 해방 이전의 어려운 생활상과 가족들의 이야기, 또 공부에 대한 열망, 기독교에 대한 회의를 품고 방황하는 청년기의 삶이 묘사되고 있다.

제2장 ‘오대산 월정사로 출가하다’는 은사 희찬 스님을 만나 출가하여 수행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3장 ‘만행과 운수행각의 길’에서는 비구-대처의 갈등 속에서도 묵묵히 불사를 일으킨 일화 등을 소개하고 있다. 절도와 강도 사건을 만난 이야기와 더불어 인근 초등학교 교장과 의 마찰도 들려준다.

제4장 ‘동국대 종비생 1기, 희망의 꽃을 품다’는 동국대에서 뒤늦게 공부하게 된 사연과 동국대 재학 승려들을 모아 ‘석림회’를 창립한 일화 등이 기술됐다.

제5장 ‘나의 스승 나의 은사’에서는 은사 희찬 스님 뿐 아니라 삶과 수행의 길잡이가 되었던 범룡 ․ 석주 ․ 청담 ․ 벽안 스님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제6장 ‘만학도, 현해탄을 건너다’에서는 일본 유학생활의 면면과 함께 공부를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되짚어보게 한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 차이를 소개하며 일본 학계에서 검소함과 치밀함을 배웠다고 술회한다.

제7장 ‘회향, 수행자로 사는 법’에서는 10․27법난의 아픔 등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와 더불어 월정사 주지, 동국대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느낀 수행자의 삶에 대한 깨달음과 가르침이 담겨 있다.

제8장 ‘낙엽귀근, 돌아갈 자리를 생각하며’는 한국불교의 나아갈 바를 제시하고 있다.

지나온 시간을 담담하게 전해주고 있는 현해 스님의 회고록은 때로는 박장대소로 때로는 눈물로 읽힌다. 현해 스님의 이야기에 녹아있는 노송들의 가르침은 이후 한국불교를 튼튼하게 키우는 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즉 독자들을 일깨우는 소중한 법문으로 다가선다.

현해 스님 저/민족사 간/값 19,500원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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