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슈카 대왕의 불교 후원

카니슈카 대왕 때의 쿠샨제국의 영토 지도
카니슈카 대왕 때의 쿠샨제국의 영토 지도
금화에 새겨진 카니슈카 대왕(대영박물관 소장)
금화에 새겨진 카니슈카 대왕(대영박물관 소장)

쿠샨 왕조(기원 후 30년경〜375년경)는 타지키스탄, 카스피 해, 아프가니스탄, 갠지스 강 상류를 가로지르던 제국이었다. 월지 민족이 세웠으며, 중국, 로마 제국, 페르시아의 사산 왕조 등과 교역했다.

쿠샨제국은 불교사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불교가 동점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승불교 발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불교 경전결집 역사상 제4차 결집이 바로 쿠샨제국의 카니슈카 대왕에 의해서 후원되고 주도되었다.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불교사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영역이다. 기원전 3세기 인도의 아소카 대왕이 불교 전도승들을 인도 아 대륙과 북부 지역에 그리고 실론과 하 버마 지역에 전파한 이래, 3세기 후에 카니슈카 대왕이 불교를 확신 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카니슈카 대왕은 쿠샨제국의 제3대 왕이다. 즉 카니슈카 1세 (재위 120〜144)가 바로 카니슈카 대왕이다. 그는 인도 쿠샨 왕조의 제3대 왕으로서 아소카 왕 이래 대국가를 건설하고 페샤와르에 도읍을 정하였다. 당시에는 불교가 성하고, 그리스 조각의 영향을 받아 불상 제작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이 불교 미술은 불상이 만들어진 지방이 북서 인도의 간다라 부근이었기 때문에 '간다라 미술'이라고 불린다. 쿠샨 왕조는 카니슈카 왕 이후 쇠퇴하여 페르시아의 사산 왕조에 비해 그 세력이 감소되었다.

 

카니슈카 대왕의 주화(금화)에 묘사된 부처님 형상
카니슈카 대왕의 주화(금화)에 묘사된 부처님 형상
카니슈카 대왕의 주화에 새견진 샤카니무니 부처님 형상.
카니슈카 대왕의 주화에 새견진 샤카니무니 부처님 형상.

불교도는 그를 아소카 왕과 함께 불교의 대보호자로 불러왔다. 그의 재위 시에 제4차 경전(불전) 결집이 행하여졌으며, 또 불교 시인 아슈바고샤(마명馬鳴)나 나가르주나(용수龍樹)가 활약했다고 한다. 그러나 카니슈카 왕이 불교와 함께 그리스 여러 신의 숭배와 조로아스터교·힌두교 등을 보호한 것은, 이들 신상(神像)이 당시의 화폐에 새겨져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서기 120년부터 적어도 24년간 쿠샨제국을 통치했던 시기에 쿠샨제국은 크게 번영하였다. 그의 계승 시에 카니슈카는 남쪽으로는 우자인과 쿤디나 그리고 동쪽으로는 파탈리푸트라 너머에까지의 광대한 영토(실질적으로 북인도의 전부)를 다스렸다. 그의 영토는 두 수도 푸루샤푸라(페샤와르)와 마투라에서 운영되었다. 그는 펀자브의 바틴다에 고대 요새 킬라 무바락을 건설하였다.

쿠샨 왕조는 바그람(당시의 카피샤)에 여름 수도를 두었고, 바그람 궁전 보물은 그리스풍의 예술작품이 발견되었을 정도로 그리스 식 예술품이 유행했음을 알 수 있다.

쿠샨 왕조가 시작할 무렵에는 다양한 종교가 있었다.

아르메니아 지혜의 여신, 아나히트
아르메니아 지혜의 여신, 아나히트
카니슈카 대왕의 대승불교 후원 묘사.
카니슈카 대왕의 대승불교 후원 묘사.

아르메니아에는 ‘아나히트’라는 지혜의 여신을 믿고 있었다. 아나히트는 아르메니아 신화에서 다산과 치유, 지혜와 물의 여신이었다. 초기에 그녀는 전쟁의 여신이었다. 기원전 5 세기경에 그녀는 아후라 마즈다(남신)와 함께 아르메니아의 주요 신이었다. 아르메니아의 여신 아나히트는 비슷한 옛 페르시아 여신 아나 히타와 관련이 있다. 이란과 달리 아르메니아 인들은 우상 숭배를 아나히트 숭배에 통합시켰다.

또한 조로아스터교가 있었다. 제우스신(그리스 主神)과 헬리오스(태양신)을 포함한 그리스 신들을 믿고 있었다. 그만큼 이 지역에는 알렉산더 대왕 정복 이후 그리스의 헬레니즘의 영향이 컸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레코-불교 시기가 이미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지만, 그리스의 만신(萬神)을 신봉하는 종교가 그대로 혼재하고 있었다. 중국에 불교를 본격적으로 전해 준 것도 쿠샨제국이라고 할 수 있다. 쿠샨제국에서 제4차 경전결집이 있고 나서 불교를 중앙아시아의 여러 지역에 확산 시켰기 때문이다.

보검<세계불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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