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성 지켜야할 태고총림 주지에 적합한가?

12.5 길거리 종회에 참석한 시각스님
12.5 길거리 종회에 참석한 시각스님

현재 종회 수석 부의장 시각스님은 태고종단에서는 그래도 엘리트 스님으로 알려져 있다. 잘은 모르지만 전남 지역에서도 태고종스님으로서는 상당히 활동력 있는 현실 참여파 승려로 비교적 이름이 있는 스님이 아닌가 한다. 종단에서는 종회 쪽에서 주로 활동을 해 오고 있는 스님인데, 13대 종회 때는 차석부의장을 지냈고, 14대 전반기에도 수석 부의장을 역임했고, 후반기에도 수석 부의장으로 활동해 오고 있다. 현재는 아마도 태고총림 선암사주지 후보로 등록하였기 때문에 수석 부의장 자리는 그만두지 않했을까 하고 짐작된다.

나는 시각스님과 친분은 없지만, 공식 석상에서는 몇 차례 본적이 있고, 또 언뜻 듣는 바에 의하면 식견이 있고 미래의 종단 지도자 후보반열에 오를 수 있는 분이라는 평판을 들었다. 그런데 저런 분이 왜, 저런 식으로 행보를 할까 하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면, 시각스님이 어딘지 길을 잘못 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14대 종회 후반기에 들어와서는 현 집행부와 확실하게 각을 세우면서 도광의장스님과 행보를 같이 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태고총림 주지후보로 등록하여 차기 주지를 노리고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또 상당히 차기 주지로서 유력하다는 객관적 평가가 지배적이다. 선거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믿을 만한 선암사 소식통들에 따르면 시각스님은 상대후보보다는 유리한 고지에서 선거에 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종회 수석 부의장으로서의 행보가 결코 옳은 행보였다고는 보여 지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분이 태고총림 선암사 주지가 되면 문제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얼핏 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전주지 호명스님이 아무 업적도 없으면서 주지를 팽개치고 유령종이선거인단에 의해서 불법으로 당선됐으면서도 행세를 하면서 활보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는데, 시각스님마저 태고총림 선암사 주지가 된다면 설상가상의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태고총림 선암사는 우리 종단에서 유일무이한 총림이다. 모든 종도들의 선불장(選佛場)이면서 정신적 귀의처이다. 태고총림 선암사의 위상과 지위에 대해서는 가히 절대적인 위치에서 태고종의 중심에 서 있는 총 본산 격 사찰이다. 이런 권위와 위상을 갖는 태고총림 주지에 과연 시각스님이 적합한가 하는 문제를 제기한다. 그렇지 않아도 종회 수석 부의장으로서 현 집행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데, 이런 분이 주지가 된다면 당장 태고총림주지로서의 중립성도 문제이지만, 종단과의 관계설정이 원만하겠느냐 하는 것이다.

당장 전주지 호명스님과의 집행부가 대립하고 있는 마당에 만에 하나 시각스님까지 주지가 되어 현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워서 반목 대치한다면 다차원적 입장에서 결코 바람직한 입장은 아니라고 본다. 이 상황에서는 시각스님이 꼭 태고총림주지가 되고 싶다면 종회와의 입장도 정리하고 전주지 호명스님과의 관계도 끊고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태고총림 주지 정도가 된다면 종단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해야 하고 거시적인 안목에서 종단사를 바라보고 해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지, 종회꾼들과 부화뇌동하고 전 주지와 결탁해서 표나 얻으려고 하는 꼼수를 써서는 안 된다고 본다. 만약 태고총림주지가 된다면 호명스님과 합작이 되지 않을 수가 없고, 종회꾼들과 연대해야하는 입장이 될 텐데 모르긴 해도 종단사태를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진정 바라건대, 시각스님이 태고총림 주지를 열망한다면 지금부터서라도 냉정하게 중립을 지키고 태고총림 선암사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 청사진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한걸음 더 나아가 종단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화합조정자의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역량 발휘에 매진해 줄 것을 바라며 처신에 신중을 기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법장<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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