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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3(2019)년 03월 21일 목요일
전통 강원식 교육으로 한문경전 독해에 중점
전통 강원식 교육으로 한문경전 독해에 중점
  • 한국불교신문
  • 승인 2019.03.1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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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비구니 전문 강원(보덕사)을 찾아서-②
편백운 총무원장스님이 대교과 졸업생 비구니스님들에게 졸업증서와 법계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편백운 총무원장스님이 대교과 졸업생 비구니스님들에게 졸업증서와 법계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졸업증서와 법계증서를 수여받고 그동안의 학문연찬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졸업증서와 법계증서를 수여받고 그동안의 학문연찬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리 불교에서 비구니의 역사는 부처님의 양모인 대애도 비구니스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애도는 마하파자파티 고오타미(Mahāprajāpatī Gautamī)이다. 우리 불교 승단의 최초의 비구니이다. 이런 경전적 근거는 중아함경(中阿含)116瞿曇彌經증일아함경(增壹阿含經)卷第五十大愛道般涅槃品등에 나타나고 있다

 

마하파자파티 고오타미가 태자 싯다르타를 안고 있다.
마하파자파티 고오타미가 태자 싯다르타를 안고 있다.

 

석존의 양모로서 정반왕이 죽자, 80세의 나이에 승가에 입문하게 된다. 부처님의 반대에 부딪쳤지만 아난존자의 중재와 간청으로 승가역사상 최초로 비구니가 되었으며, 5백 여 명의 비구니 승단을 이끌게 된다. 그런데 보덕사의 전신이 동인암(東仁庵)이었다고 하는데, 눈이 번쩍 뜨였다. 대애도 비구니는 처음에는 바이샬리 근교에서 승가에 입문했지만, 얼마 후에는 사위성 기원정사 근처로 옮겼다. 부처님은 왕사성 죽림정사와 기원정사를 오고가면서 안거를 성만했고, 가끔은 기원정사에서 머무르시면서 도보로 한 시간 거리인 비구니 처소인 동원정사(동인암)에 오셔서 설법하시곤 했다 한다. 동인암에는 양모인 대애도 비구니가 주석하고 있었다. 대애도 비구니는 120세까지 생존했다고 한다. 동인암은 본래 석남사의 산내 암자가 아니었을까 한다. 석남(石男)의 반대말이 석녀(石女)이다. 절 이름 치고는 너무나 재미있다.

 

비구니 학인 스님들이 강주 성인스님과 지대방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비구니 학인 스님들이 강주 성인스님과 지대방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강원은 큰 방인 대중방과 지대방이 유명하다. 지금이야 사생활이 보장되어서 개인 방사가 주어지지만, 20년전 만 해도 큰 방에서 함께 숙식하면서 강을 받고 학습을 해야 했다. 큰 방은 청산(靑山) 백운(白雲) 삼함(三緘) 지전(持殿) 오관(五觀)이라고 쓴 붓글씨가 붙여져 있다. 청산 백운은 큰 스님들이 앉는 자리인데 대웅전이 가까운 창문 쪽에 앉는다. 청산은 조실이나 주지스님 입승 수좌 스님 등이 앉고, 백운은 다른 절에서 잠시 방문하신 대덕스님으로 객스님들이 앉는다. 삼함은 총무 교무 재무 등, 절의 삼직 스님들이 앉는다. 삼직스님들에게는 말이 많으니 항상 몸뜻을 삼가라는 뜻으로 삼함이라고 큰방 뒷벽에 써 붙인다. 지전은 노전이나 부전 스님으로 의식을 집전하는 스님들이 앉는다. 오관 자리는 바로 큰 방 불상을 모셔 놓은 탁자 밑에 있는 자리를 말하는데 초자들이 앉는 자리이다.

절에 들어 온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밥을 먹을 때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항상 생각하지 아니하면 안 될 다섯 가지 즉 음식이 만들어질 때까지의 뭇사람의 노력과 시주의 은혜를 생각하며, 자신이 음식을 먹을 자격이 있는가를 생각하며, 나쁜 마음을 버리고 좋은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하며, 음식은 좋은 약이라고 생각하며, 음식을 먹는 것은 오로지 도를 깨닫기 위해서임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흔히들 승려()의 연륜을 말할 때 탁자 밥 내려 먹은 지가 00년이라고들 말하는데, 승랍을 의미한다.

요즘에는 이런 절집 문화가 많이 퇴색해버렸는데, 큰절의 대중생활에서는 이런 습의(習儀)가 기본이 되어 있다.

큰 방이 엄격한 질서 속에 있는 제도라면 지대방은 해방구이면서 안식처이다. 규칙적인 생활과 강습에 지치면 잠시 이곳 지대방을 이용할 수가 있는데, 몸이 아프거나 너무 피로해서 쉬어야 할 때는 이 지대방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어떤 학인들은 꾀병을 빙자해서 지대방을 자주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런 상습적인 학인을 감시하는 찰중(察衆)에게 발각되면 퇴방까지 당하게 된다. 요즘이야 학인 수가 적어서 학인이 금값이라서 강주 스님이 오히려 저자세를 취해야 할 정도라고 한다. 그래도 학인은 학인이다. 강주스님에게 예의를 갖춰야 한다.

보덕사 강주 성인스님은 큰 방에서의 규칙은 철저하게 지키고 오직 경학에 대한 말만하지만, 때로는 지대방에서 이런저런 잡담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원응<주필>

사진: 법승<홍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