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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2(2018)년 10월 22일 월요일
(사)영산재보존회, 거제도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서 영산재 시연
(사)영산재보존회, 거제도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서 영산재 시연
  • 이경숙 기자
  • 승인 2018.05.02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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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아픔 씻고 이 땅에 영원한 평화” 기원
오른쪽부터 ‘영산재’ 보유자 어장 구해스님, 총무원 교육부원장 능화스님, 봉원사 주지 운봉스님, 봉원사 전 주지 선암스님.
오른쪽부터 ‘영산재’ 보유자 어장 구해스님, 총무원 교육부원장 능화스님, 봉원사 주지 운봉스님, 봉원사 전 주지 선암스님.
영산재보존회장 운봉스님(봉원사 주지)이 인사말씀을 하고 있다.
영산재보존회장 운봉스님(봉원사 주지)이 인사말씀을 하고 있다.

4월 12일 분단 아픔의 상징이자 냉전시대 이념갈등의 현장인 거제포로수용소에서 영산재가 장엄하게 봉행돼 참가한 시민들의 마음을 엄숙하게 했다.

이번 영산재는 한국전 당시 좌우 이념갈등의 대리전이라 불렸던 포로수용소난동 사건 중 희생당한 영령들을 위로하고 남북은 물론 세계평화를 기원한 행사가 되었다.

(사)한국불교영산재보존회가 주최하고 봉원사(주지 운봉스님)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태고종 총무원,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 한국불교신문,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후원했다.

또한 거제시 경제발전을 염원하는 거제시와 거제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시민들의 사물놀이, 극락무, 계룡사 합창단 등 여는 마당이 본 행사에 앞서 펼쳐져 지역민들과 하나가 되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인민군과 중공군 포로 17만여 명을 수용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강제징집 등의 이유로 송환을 거부하는 반공포로와 송환을 원하는 친공포로 간의 갈등이 심화되어 유혈사태가 자주 발생하였고, 제76포로수용소의 공산포로들이 수용소 소장을 납치하였다가 석방시키는 등 폭동의 규모도 커지면서 미군 발포로 2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난동포로 50여명이 살해된 사건이었다. 또한 포로를 분산 수용하는 과정에서 반공포로 1백여 명이 살해되면서 가슴 아픈 역사의 희생양들이 늘어갔다.

분단아픔의 상징이자 냉전시대 이념갈등의 현장인 거제도포로수용소에서 영산재가 4월 12일 장엄하게 봉행됐다.
분단아픔의 상징이자 냉전시대 이념갈등의 현장인 거제도포로수용소에서 영산재가 4월 12일 장엄하게 봉행됐다.

이후 거제도포로수용소 폭동은 냉전시대 전쟁으로 인한 이념갈등의 축소판과 같은 양상을 띠었고, 점차 정치쟁점화 되면서 강대국들의 이권 각축전이 되기도 하였다. 엄혹한 이데올로기의 첨예한 충돌지역이었던 한반도에서 이 사건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젊은 영혼들은 대한민국 역사의 가슴 아픈 희생자들이었다.

시연단과 봉원사 신행단체 회원들은 11일부터 13일까지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이번 행사를 치렀는데, 영산재 시연 당일에는 2백여 명의 관계자와 신도, 그리고 시민들이 모여 성황을 이루었다.

총무원 교육부원장 능화스님은 총무원장 편백운 스님을 대신해 낭독한 격려사에서 “이유야 어디에 있든 희생된 영령들을 천도하는 영산재 의식은 참으로 값진 일”이라며 “거제포로수용자 희생자 뿐 아니라 유주무주 고혼들까지도 다 천도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영산재보존회장인 운봉스님은 “남북한 및 북미간 대화가 추진 중인 시점에 한반도를 둘러싼 냉전기류가 변화되어 평화를 지향하는 시점에 이번에 거제도에서 영산재를 봉행하게 되어 더욱 뜻깊게 생각한다”고 이번 행사의 의미를 새겼다.

이번 행사 유치에 도움을 준 거제도 능포선원의 지선스님은 “대우조선 경기 악화로 지역경제가 매우 어려워 시민들의 팍팍한 삶에 위안을 주고 호국 영령들을 기리고 추념하는 것은 물론 포로수용소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행사인 만큼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있어 부처님의 큰 가르침을 함께 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간 독도와 백령도, 제주도 등 민족의 아픔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위로한 (사)영산재보존회는 거제포로수용소 영산재를 통해 남북평화는 물론 한국전 참전국 용사들을 찾아 그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등의 행사로 세계평화를 기원하고, 다양한 문화행사와 함께 국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영산재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경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