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현창기념비 건립 앞장 무공스님12월 15일 중국 천호암 사지에서는 한중우의 해동선종 중흥 태고보우 구법 현창기념비가 건립돼, 종단 원로 중진스님들의 증명 가운데 제막 법회가 원만회향됐다. 이번 불사를 주도한 대륜불교문화연구원 이사장 무공스님을 만나 그간의 과정을 들어봤다.(편집자 주)▲먼 길에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현창기념비 건립에 나서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덕암 전 종정께서 10년 전인 1997년 중국 하무산 천호암 사지를 다녀오신 후 ‘천호암 사지에 석옥과 태고 스님에 대한 흔적이 너무나 희미하다’고 탄식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당시 태고 사상을 연구 선양하며 기어코 태고조사비를 천호암지에 세우리라 원력을 세우고 두 차례 현지를 탐방했습니다. 불조의 혜명을 계승하고 한국불교의 정통성과 정체성의 확립, 그리고 태고조사의 종지종풍을 선양하기 위해서입니다. 태고조사 방중 661년 만에 현창기념비를 세웠다는 그 자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념비 건립은 중국 정부와 공동 추진한 것이지요. 기념비 건립 불사는 국제선차문화연구회 최석환 대표가 함께 발심하여 1년 반 전 천호암 사지 관할 당국인 중국 묘서진 인민정부와 역사적 사료에 근거한 공동 건립 계약을 맺고 불사를 추진해 오늘에 이른 것입니다. 기념비 건립은 한중 간에 분명한 계약서를 바탕으로 추진되었습니다. 중국측 파트너도 불교단체가 아니라 엄연한 인민정부입니다. 건립비용도 양측이 반반씩 부담했습니다. 또 건립 후 관리는 중국 인민정부에서 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비문에는 어떤 내용을 담았습니까.비는 아담한 전각 속에 세워졌습니다. 전면에는 태고 조사의 출생에서 수법까지의 행장을, 뒷면에는 동참자 명단을 새겨 넣고, 별석에는 중국 인민정부가 비를 세우게 된 연기문을 새겨 놓았습니다. 비 높이는 2m를 조금 넘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비문화가 현실적으로 차이가 납니다. 중국 다른 비들에 비해 큰 편에 속한다 하겠습니다. 전각도 비록 크게 훌륭하다고 할 순 없더라도, 천호암 사지 입구에 전경이 좋은 곳에 정성을 다 해 세워져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향후 지속적인 관리를 한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안심이 되는 점입니다.▲건립 불사를 원만회향 한 지금의 소회는.기념비 건립 책임자로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종조의 흔적을 이역만리 중국 현지에 남겼다는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스스로 자위하며, 태고연구원 임원 여러분과 태고 법손 여러분들과 함께 기뻐하며 자긍심을 갖고 싶을 뿐입니다. 우리 태고연구원 임원 여러분들은 그간 지극한 원력과 성금으로 공들여 건립한 태고현창기념비를 태고법손의 주체 종단인 한국불교태고종과 태고 법손들에게 그 공덕을 모두 회향했습니다. 크게 감사와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태고스님께서는 ‘태고록’에 이리 말씀하셨습니다. ‘분명하고 쓸쓸하고 산뜻하고 텅 비었다. 과거의 부처도 이렇게 살았고, 현재의 부처도 이렇게 살며, 미래의 부처도 이렇게 살 것이다. 내가 이렇게 들먹이는 것도 이미 잠꼬대인데, 대중은 무엇 때문에 그 자리에서 졸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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