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길 / 김택근 / 들녘출판사 / 13,000원‘길을 걸어보니 옛사람들 말대로 길을 장악한 기계가 세상의 주인으로 등장한 지 이미 오래전이네. 자기도취에 빠진 인간들만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네. 사람이 길의 주인인 시절은 벌써 끝이 났네.’『사람의 길』은 2004년 3월 생명평화 탁발순례길에 담은 도법스님의 발걸음을 담은 책이다. 도법스님은 실상사 주지를 지내면서 귀농학교,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운동을 펼쳐왔다. 2004년 3월 실상자 주지를 내놓고 생명평화 탁발순례를 시작해 아직도 길 위에 있다. 스님의 공존과 평화의 메시지는 지금까지 7만 2천여 명의 사람들을 만나고 또 동참을 한 ‘생명과 사랑’의 대장정이다. 병들고 부패되어가는 현대사회를 절에 앉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는 도법스님은 이번 순례기를 통해 경쟁이 아닌 상생을 배우자고 말한다. 4년이 지난 지금도 도법스님은 두 발로 ‘느리게’ 걸으며, 이 땅의 뭇 생명들에게 공존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람의 길』은 그간 도법스님의 순례길에 동행했던 시인이자 경향신문 논설위원인 김택근씨가 따스한 시선으로 탁발순례를 바라본 기록이다. 도법스님과 순례단의 발자취를 뒤따른 저자가 유려한 문장으로 아름다운 동행을 묘사하고, 스님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자연과 함께, 아니 자연 그 자신으로 살아가는 인간의 길이 무엇인지 도법스님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묻고 있다. 『사람의 길』에는 스님의 사진이 풍부하게 실려 있어 스님과 스님이 바라보는 세상을 엿볼 수 있다.책의 저자인 김택근 시인은, 도법스님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고한다. 어떤 질문을 받고, 어떤 경우를 당하더라도 생명평화탁발순례의 초심을 내려놓지 않았다. 또 누구를 맞이하건 처음에는 당당했고 끝은 평화로웠다. 스님은 깨달았으면 실천해야 하고, 부처님도 길에서 길을 찾았다고 했다. 그래서 4년 동안 무려 2만 8천여 리를 걸었으며, 얻어먹고, 얻어 자며 때로는 욕까지 얻어먹은 그 긴 여정은 시공간을 초월한 상생과 화해의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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