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사람들 총서 5권 ‘행복’운주사, 20,000원 ‘밝은사람들 총서’ 다섯 번째 책 ‘행복, 채움으로 얻는가, 비움으로 얻는가’가 관련 학술연찬회와 함께 출간됐다.이 책은 행복이란 무엇이며, 그 행복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불교와 서양철학, 그리고 윤리학 및 사회학, 심리학의 입장에서 고찰한 6편의 논문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글에서 미산스님은 ‘초기불교 및 상좌불교의 행복론’을 경전과 주석문헌을 통해 정리한다. 순간의 쾌락을 쫓는 것도, 성공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것도, 모든 것을 포기한 무기력함도 모두 진정한 행복의 길이 아님을 지적한다. 이어 논문은 연기법 이해를 통한 중도적 행복이 붓다가 제시한 행복임을 강조한다. 행복은 순간순간 변화하는 연기적 과정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실체로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숫따니빠따’의 행복론에 나타난 ‘최상의 행복’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행복은 인간의 행복, 천상의 행복, 열반의 행복 등 세 차원으로 나뉜다. 천상의 행복이란 삼매의 체험을 통해 경험하는 행복으로, 다양한 선정의 계발과 자비희사라는 사무량심의 실천을 통해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최상의 행복은 열반의 행복이다. 현상의 본질을 꿰뚫는 지혜의 계발과 팔정도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마지막 단계의 행복이다. 이같은 세 차원의 행복이 아우러지는 연기적 중도적 행복은, 삶 속에 자연스레 나타나는 이익과 손해, 명성과 악평, 칭송과 비난, 행복과 불행이라는 여덟가지 경계를 경험하더라도 평정한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을 말한다. 중도적 행복을 실천하는 사람은 불행을 피하지도 않고 행복을 추구하지도 않는다.두 번째 글 최연철 박사의 ‘대승불교의 행복론’에서는 부처님의 삶이 곧 대승의 길이었음을 전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논문은 부처님의 보살적 회향의 일대기를 염두에 두고, 인도불교 역사에서 대스불교가 이타적 삶과 보편적 행복을 추구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현대문명의 이기적 행복추구에 대한 모순을 자각하고 부처님이 몸소 보여준 대승적 삶의 가치를 드러낸다. 세 번째 글, 박영환 교수의 ‘선불교의 행복론’은 중국 송나라의 대문장가 소동파의 선시에 나타난 선불교의 행복론을 고찰한다. 강상진 교수의 ‘서양철학의 행복론’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와 서양고대철학의 마지막을 장식한 아우구스티누스, 그리고 중세 윤리신학으로 이어지는 서양 고중세 행복론을 살핀다. 저자는 행복을 채움과 비움의 관점에서 볼 때, 서양철학에서는 채움에서 성립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한다. 무엇을 가지고 채울지는 열린 문제지만 채움으로 행복해진다는 생각은 서양 고중세가 공유한다고 결론짓는다.다섯 번째, 이진경 교수의 ‘윤리학 사회학의 행복론,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기예를 위하여’는 현대 긍정심리학 연구 성과 등에 기반을 둔 사회학적 철학적 불교적 사유가 반영된 글이다. 다양한 각도에서 한국사회의 행복을 위한 담론을 제공하는 이 글은 우선 현재 한국인의 행복만족도, 행복영역 분포도, 자살공화국이라는 화두 등을 통해 소개한다. 이어 우리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행복방정식과 자아의 방어기제 등을 통해 살펴본 뒤, 행복의 기예로써 행복윤리학, 행복사회학을 소개하고, 끝으로 행복의 외부성과 무아를 통해 행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마지막으로, 권석만 교수의 ‘심리학의 행복론, 개인과 사회의 상생적 행복’은 긍정심리학이 정의하는 행복에 대한 두 가지 관점, 즉 쾌락주의적 행복관과 자기실현적 행복관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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