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과 다투지 않는다신용산 저 / 한걸음더 / 12,000원붓다의 깨우침과 가르침을 가장 체계적으로 함축하고 있는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는 금강경은 불교신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읽고 싶어 하는 대표적인 불교경전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방법으로 경전 공부를 한 스님들조차도 금강경은 어렵다고들 한다. 한자로 의역이 된데다 중국 선종(禪宗)의 맥을 잇는 조계종의 특성상 금강경에 대한 불교계의 주류해석은 다분히 선(禪)적이며 교조적인 경향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경전들에 비해서 금강경에 대한 다양한 해설서들이 나와 있지만 내용이 각양각색이어서 오히려 경구의 원의를 헛갈리게 하기 십상이다. 이 책은 평범한 재가불자가 오랫동안 경전 공부를 하면서 쌓은 경전읽기 노하우를 주목하여 일반인의 눈높이에서도 금강경 읽기가 가능하도록 기술되었다. 그 노하우의 핵심은 초기경전을 근간으로 삼아 초심을 잃지 않는 붓다의 가르침에 대한 꾸준한 탐구와 보편적 이성에 기반을 둔 성실한 해석에 있다. 이미 한역경전을 집대성한 고려대장경을 저본으로 한 ‘한글대장경’이 완간되었고 최근에 초기경전에 가장 가까운 팔리어 경전이 한글로 번역되면서 불교공부의 토양이 더욱 비옥해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책은 그러한 우리 불교계의 질적 성숙의 한 소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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