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나라지눌 저/ 김달진 역/ 동화출판사/ 18,000원이 책은 선과 교가 대립각을 세우던 상황 하에서 그에 각성을 촉구하기 위하여 본격적인 수행의 이론과 실천이란 면에서 기치를 들었던 보조국사 지눌의 어록이다. 1182년 보제사(普濟寺) 담선법회(談禪法會)에 갔던 어느 날 지눌은 동학 10여 인과 함께 회를 파한 후에 정혜사를 맺어 습정균혜(習定均慧)로써 업무로 삼을 것을 서로 약속한다. 그 당시의 선객을 고요만을 추구하는 어리석은 선(守?之痴禪)이라 하고 또 교학자는 문자에 심취하여 알음알이에만 치우친 자(尋文之狂慧子)라고 하였음에 비추어 당시 선교의 폐해를 짐작할 수 있는 동시에 이 폐해를 구제하기 위해서는 정혜를 쌍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그의 주장의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정혜쌍수란 교학과 수행을 겸하여 닦는다는 의미이다. 지눌의 이와 같은 사상과 선언은 당시의 일대 혁명적 선언이었으며 이후 이 학풍이 계승되어 현대에도 맥맥히 흘러오고 있다. 사람은 대개 편견에 떨어지기 쉬우므로 지눌시대의 불교계는 선과 교가 서로 대립상쟁을 일삼았다. 이를 경계하여 지눌이 쓴 저작이 이 책에 수록된 ‘정혜결사문’ ‘수심결’ ‘진심직설’ ‘원돈성불론’ ‘간화결의론’ 등이다. 이 저술은 모두 동일한 사상을 발표하기 위해서 저작된 듯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즉 ‘정혜결사문’은 깨어 있는 불교인으로서의 그의 불교관과, 앞으로 취해 나아갈 태도를 밝히는 서론이라 할 수 있다. 그 다음 본론에 해당하는 것은 불교의 모든 문제의 핵심을 진심(眞心)으로 보고 이것을 밝힌 ‘진심직설’인데, 진심을 밝혀 성불을 하자는 것이 그 목적이다. 그리고 이 성불의 이치를 밝히는 것이 곧 ‘원돈성불론’이다. 그러면 실제로 성불을 하자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은 우리 각자의 마음을 닦아야 할 것이니 이 취지에서 ‘수심결’이 나온 것이요, 수심을 하는 데 있어서는 실지로 여러 가지의 의심과 난관이 있을 것이니 이러한 문제에 해답을 주는 의미에서 ‘간화결의론’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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