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회의장 도 산
참 좋은 인연으로 지금 이 자리를 함께하는 모든 불자여러분!
5월의 오늘은 빈자일등(貧者一燈)의 정성으로 모든 이웃이 행복하길 기원하는 우리 모두의 불심 안에 부처님이 오신 날입니다.

본래 가고 옴이 없는 경계를 허물고 모든 중생을 삼계화택(三界火宅)의 고통에서 구하고자 기꺼이 우리 곁에 나투신 부처님의 대자비심을 받들어 세상 모든 존재가 존귀함을 깨달은 호혜(互惠)의 정신으로 만물을 포용하시는 여러 불자님들께 불은이 충만하길 축원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속세의 안락함을 떨쳐버리고 사바세계 고통의 뿌리를 근원적으로 치유하겠다는 발심으로 수행하여 부처의 위(位)에 오르시고 일생을 중생제도에 진력하셨습니다. 부처님이 이루고자 하신 것은 오직 모든 사람이 나와 남의 구별이 없이 평등하고 다함께 존중받는 가치를 구현하여 탐욕과 집착의 굴레를 끊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전 세계적으로 지진과 이상기후 등 자연재해가 빈발하고 국내 정세 역시도 북한과의 전쟁위협이 일촉즉발의 불안한 상태에서 경제활동이 위축되어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는 어려운 국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립과 갈등으로 상대방은 물론, 나 자신까지도 헤어날 길 없는 미망(迷妄)의 고해(苦海)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태고종도를 비롯한 불자여러분!
이제 우리는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로 화합과 상생의 사회를 구현해야 하는 소명을 요청받고 있습니다.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각자 생업의 현장에서 자부심과 행복을 구가하며 공동체의 일원으로 저마다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조화의 길을 열어가야 할 때입니다.
또한 이러한 길은 종단이 향후 나아갈 길이기도 합니다.

당면한 제25대 총무원장 선거를 계기로 투명한 종무행정의 집행과 승가의 위계와 위의를 엄정하게 바로 세우며, 승려 교육과 복지의 기틀을 마련함으로서 다시 시작하는 앞으로의 1,700년 한국불교에서 역할을 다하는 정통종단의 기강을 확고히 해야 합니다.

나아가 그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 사는 사회를 정토세계로 구현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회향(回向)의 사명이고 밝혀야 할 등불의 소이연인 것입니다.
맹구우목(盲龜遇木)의 희유한 인연으로 오늘 2557번째 부처님 오신날을 함께 모여 기뻐하는 이 시대 모든 분들께 부처님을 찬탄하는 산화락(散花落)의 법열(法悅)이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중앙종회의장 도 산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