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 사태 관련 총무원 성명 “불순한 의도에 끌려다닐 순 없어” 선암사법 개정 등 처리방안 밝혀 선암사 사태를 대화로 풀기 위한 시도들이 매번 표류하고 있어 종단 안팎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 가운데, 총무원은 마침내‘더 이상 대화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선암사법 개정 등 5개항의 수습방안을 내놓았다.총무원은 7인 대화위원의 23일 회동에서마저 대화 자체가 무산되자 이날 성명을 내고 ▲전산대회 부활 및 총회에서 주지선출을 주내용으로 하는 선암사법 개정 ▲현 주지 임승조스님의 자주권 보장 ▲도선암 등기 환원 ▲양창기 등 사법당국 고소 고발 ▲선암사 멸실 문화재 조사위원회 가동 등 5개항의 사태처리 방안을 밝혔다.총무원은 성명서에서 전 주지 권인수 스님측이 비방 자제 등 1차 회동의 합의 사항마저 어기고 총무원장, 중앙종회의장, 중앙사정원장 등 3원장의 연석회동을 고집하는 등 처음부터 대화의지가 없었고, 총무원의 순순한 뜻이 왜곡되어 오해를 사고 있으며, 현 주지 승조스님측과 전 주지 금용스님 측이 서로를 불신하고 있어 “더 이상 대화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므로 더 이상 대화에 연연하거나 저들의 불순한 의도대로 끌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23일 회동에서도 전 주지 금용스님측은 "이번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종단의 3원장이 동참한 가운데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하며 대화를 결렬시켰다.이에 앞서 합동득도 수계산림 입재 직후인 지난 11일,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을 위해 전 주지측 2명, 현 주지측 2명, 총무원 간부 2명, 전남종무원장 김금명스님 등으로 '7인대화위원회'가 구성된 바 있다.이들은 이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대원칙과 함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서로에 대한 비방이나 물리력 행사를 하지 않으며 ▲현재 대화 주체자들의 사정을 감안해 다음회의를 16일 속개할 것 등을 합의했다.그러나 16일 속개된 회의에서 금용스님측은 당초 합의 내용과는 달리 3원장 동참을 요구하며 대화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승조스님측은 "당초 이번 협상은 3원장과 상관없이 7인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전개하기로 한 것"이라며 반박했다.사실 그동안 종단에서는 선암사 문제의 양측 당사자들이 원만히 합의하면 그 결과를 추인하는 것을 원칙으로 설정하고, 대화 내용은 양측에 일임하되 대화의 자리만 마련해 준다는 것을 기본입장으로 해 왔다. 그러나 3차 회동에서도 진척 기미가 보이지 않자 마침내 이같은 결단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한편 연이은 대화 결렬에 따라 선암사의 29기 전통강원 입방예정자 법정, 선암사 교무국장 무각스님 등은 전통강원 선암사의 정상화를 위해 16일부터 단식기도에 들어갔다. 또 선암사 강원 학인 일동도 18일 총무원장 이운산스님, 전 주지 금용스님, 현 주지 승조스님 앞으로 견해서를 내고 사태의 조속하고도 원만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특히 이들은 "이미 멸빈된 양창기(도월)는 승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암사사태의 수습대책위원이라는 직함을 사칭하여 각 인터넷 사이트 및 언론에 종단과 강원생에 대해 사실을 오도하여 비방한 내용을 게재하는 등 각종 해종(害宗)행위로 종단과 선암사 강원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며 "양창기(도월)에 대해 선암사 출입금지는 물론 학인들의 강력한 제재조치에 종도들의 협조를 바란다"고 밝혔다.한편 현 주지 승조스님은 이날 선암사사태와 관련, 국민과 고종도들에게 우려를 끼친 점을 사과하는 성명서를 내고 승풍쇄신에 최선을 다 할 것을 약속했다.전국비구니회(회장 홍여초스님)도 20일 '태고총림 선암사의 본래면목을 회복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선암사의 조기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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