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가 호지는 출가 장벽 해소가 급선무”
종단협, 불교활성화 방안 세미나 11월 18일, 진각문화전승관에서 태고종 철오 스님, 관련 주제 발제
“태고종은 출가자 감소에 따른 승가호지 방안으로 전법사 제도 확장과 연구를 통해 출가 장벽을 해소하고 불자층에 ‘나도 성직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과 기회를 열어 대중에게는 불교의 새로운 리더십 모델 제시, 종단에는 교화 인력 확보와 출가자 감소 대응이라는 현실적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불교태고종 종립 동방불교대학 교학처장 철오 스님은 11월 18일 오후 1시 30분 진각문화전승관 1층 대강당에서 개최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주최 ‘종교인구 감소시대, 불교의 미래를 묻다’라는 불교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철오 스님은 ‘종교인구 감소에 따른 태고종 승가호지 방안과 포교전략’이란 제목으로 발제한 논문에서 종교인구 감소와 종교사회학적 의미를 먼저 살폈다. 통계청 자료를 종합하면 시대가 바뀌고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무종교인이 늘어나고 있고 무엇보다 젊은 세대의 종교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 탈종교화 현상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 철오 스님은 이러한 이유로 △탈종교화의 세계적 추세 △성직자와 종교단체에 대한 불신 등 작용 △종교혼합주의적 성향의 노골화 △제도로서의 종교가 구심력을 상실한 점 등을 꼽았다.
한국불교의 미래전망에 대해 철오 스님은 불교미래사회연구소의 2012년 보고서를 인용하며 “뒤처진 정보화 시스템 등의 이유로 종단 노후화는 물론 젊은이들에게 불교가 외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스템적 문제로 △음력 위주의 법회 고수 △기복불교 중심의 법회 내용 등을 꼽은 철오 스님은 “신도들이 고령화되면서 겪는 심각한 상황은 한국사회에서 제1의 종교라는 지위마저 내놓은 채 점차 그 교세가 위축되고 있는 현실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철오 스님은 이같은 위기 상황과 관련 태고종단의 승가 호지 방안으로 첫째, 교임 ‧ 전법사 제도의 확장과 연구를 통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전법사의 역할과 지위에 대한 중요성과 관련 지난 1월 21일 미국 워싱턴 국립 대성당에서 열린 제47대 미국 대통령 트럼프 취임식 기도회에서 태고종 소속 북미교구 법희 전법사가 대통령과 그 가족, 삼부요인 앞에서 취임 축하 법문을 한 사실을 거론했다. 두 번째 방안으로 철오 스님은 태고종 특성상 사찰 주지의 자녀 출가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 따라 이에 대한 제도 보완과 지원책 마련으로 출가자를 확대하는 연구와 종책 마련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단 차원의 포교전략에 대해서도 상세히 언급했다.
철오 스님은 “태고종 포교원은 세대별 맞춤 포교, 생활 밀착형 포교, 제도, 인력 기반 포교를 중심으로 포교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그 구체적 예로 도심 소규모 법당을 통한 명상 프로그램 운영과 전통문화전승관에서 불교명상지도사 1 ‧ 2급 과정을 개설해 체계적으로 불교명상지도사를 양성 배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철오 스님은 마지막으로 “한국불교태고종의 포교는 이제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질적 내실화와 지속적 인적 자산 축적, 그리고 현대사회와의 소통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특히 젊은 세대와의 간극을 좁히고, 생활 속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실질적 실천적 포교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이는 ‘교리’를 넘어 ‘경험’으로 접근하는 새로운 포교 패러다임이며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는 태고종의 정체성과도 부합한다는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조계종 측에서 남전 스님(전 포교부장)이 ‘종교인구 감소에 따른 전법 포교방안-조계종 종책 방향을 중심으로’를, 천태종 광도 스님(금강대 교수)이 ‘대한불교천태종에서 불법홍포의 기반과 전개’를, 진각종 성제 정사(위덕대 전법원장)가 ‘종교인구 감소와 청년포교의 과제-진각종의 교리와 교화방안을 중심으로’를 각각 발표했다.
-김종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