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위현의 AI 경전산책】가볍게 드러낼 수 없는 것

2025-09-15     신위현

 

옛날 어떤 사문이 산길을 걸어가다가, 속옷이 풀어져 땅에 떨어졌다. 그는 곧 주위를 살핀 후, 천천히 옷을 제대로 여미며 다시 갖춰 입었다.
그때 산신(山神)이 나타나 물었다.
“이곳은 어떤 사람의 옷도 땅에 떨어진 일이 없는데, 당신은 왜 바닥에서 낮은 자세로 옷을 입고 계십니까?”
사문이 답했다.
“산신께서 지금 저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 위를 살펴보면 해와 달, 하늘이 지금의 저를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 더욱 몸을 함부로 드러낼 수 없습니다. 만약 이러한 것에 부끄러움이 없다면 부처님 제자가 아닙니다.”

昔沙門於山中行道 裏衣解墮地 便左右顧視 徐牽衣衣之 山神出 謂道人 此閒亦無人民 衣墮地 爲匍匐著衣 沙門言 山神見我 我亦復自見上日月諸天見我 於義不可身露 無有慚愧 非佛弟子也 《구잡비유경(舊雜譬喩經)》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흰 이슬이 내리는 백로가 왔다. 이제 범보다 무서운 여름 손님 걱정은 덜었다. 승속을 막론하고 보는 사람이 없더라도, 속옷을 항상 제대로 갖춰 입는 것은 기본 ‘도리’이다.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