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생활서 찌든 번뇌 스르륵 녹아 내려
‘아나빠나사띠’ 호흡법도 권유
천년사찰 힐링숲길 걷기명상
여태동 지음
시간여행
값 18,000원
“수고한 당신, 천년 사찰 숲길로 떠나라.”
현대인은 도무지 알지도 못한 채 바쁜 일상에 쫓겨 휴식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다. ‘왜 사는가?’에 대한 물음을 곱씹어 보지 않고, 삶의 목적조차 잊어버리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뱅글뱅글 돌아가는 도시 생활에 파묻히다 보면 계절이 가는 것조차 잊고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책은 이런 사람들을 위해 나왔다. 독자들을 향해 이 책은 잠시 시간을 내어 천년사찰로 템플스테이를 떠나 그곳 힐링숲에서 걷기명상을 해보길 권유한다.
템플스테이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체험형과 휴식형이다. 체험형은 사찰에서 제공하는 선명상, 예불, 108배, 스님과의 차담, 발우공양 등 불교수행과 예법을 경험해 보는 것이고, 휴식형은 말 그대로 휴식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불교에 관심이 있다면 체험형을 권하고, 그저 휴식이 필요하다면 휴식형을 권한다.
저자는 휴식형 템플스테이를 하는 이들을 상대로 “천년 숲길에서 걷기 명상을 해 보시라”고 제안한다. 천년 사찰이 가꾸어 놓은 천년 숲길을 걸으며, 붓다의 호흡법인 ‘아나빠나사띠’를 체험해 보라고도 한다. 도시 생활에서 찌든 묵은 번뇌가 용광로에 쇠가 녹듯이 스르륵 녹아내린다는 것이 저자의 귀띔이다. ‘아나빠나사띠’는 숨의 전 과정을 알면서 들이쉬고, 숨의 전 과정을 알면서 내쉬는 방법의 수행법이다. 숨을 고요히 하면서 들이쉬고, 숨을 고요히 하면서 내쉰다. 자연과 하나가 되고 우주에 몰아(沒我)되는 과정이다.
이 책은 저자가 10여 년 전 일터인 〈불교신문〉에서 ‘여태동 기자, 사찰 숲길을 거닐다’라는 제목으로 전국 사찰에 있는 숲을 걸으며 명상한 소회를 연재한 글인데 이번에 새로이 정리해 출간한 것이다. 10여 년이 지났지만 한 권의 책으로 묶으려 한 이유는 사찰 숲이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가 높아지고 걷기명상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기 때문이다.
저자는 취재를 위해 다닌 숲길이었지만, 15년 동안 다시 한 번 숲길을 걸으며 ‘들숨’과 ‘날숨’, 그리고 ‘잠깐 멈춤’의 명상을 했다. 더 나아가 나 자신을 관조하고, 성찰하며 마음을 치유하고 불교의 깨달음을 추구해 봤다. ‘아나, 빠나, 사띠’를 설파한 초기불전 《들숨 날숨에 대한 마음 챙김의 경》을 음미하며 붓다의 가르침을 되새김질해 보기도 했다.
무소유로 유명한 법정 스님 관련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저자는 올해 초 《비구 법정》을 출간하기도 했다. 한국 숲과 산림청이 인가한 문학명상협회에서 숲 치유명상가 1급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숲과 문학 치유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종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