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25호】이재명 대통령에게 바란다
6・3 선거에서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나라가 나아갈 중대한 시점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당선이 확정되자 성명을 내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축하 성명에서 “당선자의 승리는 곧 우리 국민이 다시 한 번 자유와 평등, 정의와 연민의 가치를 지향하고자 한 민심의 표현이다”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이어 “특히 이번 조기대선은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뒤흔든 시대의 반역과도 같은 계엄 기도와 헌정질서의 파괴라는 불행한 사태에서 비롯되었다”면서 “부디 이재명 당선자께서는 혼란의 정국을 신속히 수습하시고, 정치·외교·경제·사회 등 전방위적 회복과 통합의 국정운영으로 국민적 신뢰에 보답해주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한 “우리는 이제 세계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제2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언급한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이재명 당선자께서 부처님의 자비행(慈悲行)을 본받아,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을 보살피는 공존과 상생의 복지국가, 계층 간 위화감을 줄이는 평등사회,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법정의, 그리고 국민 누구나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실질적 민주주의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민과 함께하는 국정을 이끌어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축하의 뜻을 전한다. 국민의 엄중한 선택을 받아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된 것은 큰 영광인 동시에 무거운 책임이다. 한국불교태고종은 새로운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민생의 안정을 이끌고 공동체의 통합과 평화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는 지금 거대한 전환기의 갈림길에 서 있다. 국내적으로는 양극화와 고령화, 저출산, 기후위기와 청년 실업 등 난제가 산적해 있고, 대외적으로는 급변하는 국제질서와 불안정한 안보 환경 속에서 국익을 지켜야 하는 중대한 책무를 안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대통령은 진영과 이념을 넘어 오직 국민을 위한 통합과 실용의 정치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태고종은 오랜 전통의 불교 종단으로서 민중 숙에서 고통을 함께 나누고 치유해 온 종교적 책임을 다해 왔다. 오늘날 한국사회가 당면한 위기의 근본 원인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마음’에 있다. 대립과 반목을 넘어서는 길은 대화를 통한 공감, 그리고 모두를 위한 길을 찾는 ‘중도(中道)’의 정신이다. 이는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자비와 지혜의 실천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통합을 시대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정파적 이해보다 국민의 생존을, 정쟁보다 국민의 삶을 앞세우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갈등을 증폭시키는 언행보다는 포용과 신뢰를 쌓는 정치를 통해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우리는 새 정부가 종교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정교분리의 원칙 위에서 불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가 국민의 정신적 지주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보장해 주기를 기대한다. 특히 오랜 시간 소외와 차별을 받아 온 불교계에 대한 진정성 있는 소통과 규형있는 종교정책을 펼쳐주기를 바란다. 종교는 국가의 파트너이자 국민의 동반자이다.
한국불교태고종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생명존중, 평화실현, 국민화합의 길을 결어갈 것이다. 새 대통령 역시 그러한 대도(大道)의 길 위에서 인류 공동선과 후손의 미래를 위한 국정을 펼쳐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부디 정치가 국민을 편 가르지 않고, 국민을 섬기는 도구가 되는 세상이 이루어지기를 이재명 대통령의 앞날에 부처님의 지헤와 자비가 함께 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