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재스님의 동화로 읽는 화엄경 이야기】반야바라밀 들어가기 위해 실담 범자 자모 외워
㊺ 모든 이의 스승 변우 동자 중예각
천주광 왕녀가 하직 인사를 하는 선재 동자와 보리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가비라성에 가면 동자로서 스승이 있으니, 이름이 변우라고 한다. 모든 이의 벗이라는 뜻이지. 그대는 거기에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는가 물어보아라.”
선재 동자와 보리는 그녀의 발 앞에 엎드려 예배를 올리고, 무수하게 돈 뒤, 하직하였다.
천궁을 따라 내려와서 점차 가비라성에 도착하였다. 변우 동자(遍友童子)의 처소에 이르러 발 앞에 엎드려 예배를 올리고, 두루 돌고, 합장 공경하고 한 쪽에 서서 말하였다.
“성자시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지만, 아직도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어떻게 보살도를 닦는지 알지 못합니다. 성자께서 잘 이끌어 가르쳐 주신다 하오시니, 저를 위하여 설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변우 동자가 대답하였다.
“착한 남자여, 저기 나의 제자 중에 보살의 글과 지혜를 배워 이름이 선지 중예 라고 한다. 그 동자에게 물어보면 답을 해 줄 거야. 나는 53 선지식 중 유일하게 법문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변의 여러 사람이 나를 모범적인 스승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중 한 동자가 중예 동자야. 제자인 그를 통해 부처님 말씀이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구나.”
선재 동자와 보리는 중예 동자를 찾아 예를 갖춰 절을 한 뒤, 변우 동자의 말을 전했다. 중예 동자가 눈을 반짝이며 총명한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보살의 해탈을 얻어서 이름이 모든 예술을 잘 안다는 뜻의 중예라고 해. 그리고 42 반야 바라밀 문에 깊이 들어가기 위해 나는 언제나 실담 범자 자모들을 외우고 있단다.”
선재 동자가 말했다.
“실담 범자라 함은?”
중예 동자가 대답했다.
“실담이라는 말은 성취하다는 뜻이고, 범자는 범천이 내려준 글자로, 부처님 시절의 진언이 다 실담 범자지. 산스크리트어라고도 해.”
보리가 말을 받았다.
“산스크리트어라고요? 한 번도 못 들어 봤는데.”
중예 동자가 보리를 보고 하하하 웃으며 말했다.
“맞아, 못 들어 본 사람 많아. 아니, 거의 다 그래. 스님들도 반 이상은 모를걸. 맨날 우리 보고 공부하라 하지 말고 스님들도 열심히 공부하셔야 해. 수리수리 마하수리도 풀어보면 ‘길상합시다, 길상합시다, 더 길상합시다 라는 뜻인데 다들 잘 몰라. 하지만 기본은 알고 있어야 하니까, 내가 잘 가르쳐 줄게.”
선재 동자와 보리는 중예 동자 앞에 무릎을 꿇었다. 중예 동자가 갑자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지금부터 설명하는 실담 범자는 수학 공식처럼 외워야 해. 하루에 열 번 이상 쓰기를 바래. 그냥 단어를 통째로 외워 놓으면 나중에 편하거든. 모든 글자를 처음 배울 때처럼... 알아 듣겠니?”
“네. 알겠습니다.”
선재 동자와 보리가 주먹을 꼭 쥐며 힘차게 대답했다.
중예 동자가 칠판에 실담범자를 쓰기 시작했다.
아(阿, a) 단음(短音) 본불생(本不生, ajāta-pūrva, asaṃskŗta)
아(阿)자에는 단음과 장음이 있는데, 단음 아자부터 설명하면 다음과 같아. 단음은 소리를 짧게 내는 것이고, 장음은 소리를 길게 내는 것이야. 단음 아 자는 본 불생(本不生)이라고 한다, 본래 생겨나지 않는다는 뜻이 야. 이 몸은 인연으로 생겨난 것이기 때문이다.
암 (菴, aṃ) 변제(邊際, 안따-끄리야, anta-kriyā) 여기서는 8정도를 말해. 정리를 하자면 1. 정견(正見): 바른 견해. 2, 정사유(正思惟): 바른 의사결정. 3. 정어(正語): 바른 언어. 4. 정업(正業): 바른 행위. 5. 정명(正命): 바른 생활. 6. 정정진(定精進): 바르게 노력. 바른 방편. 7. 정념(正念): 의식을 올바로 갖는 것. 바른 생각. 8. 정정(正定): 무념무상과 같은 마음의 상태.
아흐(惡, aḥ) 원리(遠離, 아빠가따, 비비끄따, apagata, vivikta). 일체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 즉 무위법(無爲法)을 말해. 번뇌와 악업을 멀리 여의고 6바라밀 등의 수승한 십선법(十善法)을 닦는 것을 말하는 거지.
단음(短音) 우 비유(譬喩, 우빠마, upamā)라 한다. 즉 부처님의 가르침을 법륜에 비유 하는 것과 같아.
우(오(嗚 ū) 장음(長音) 손감(損減, apacaya). 장음(長音) 우자는 손감(損減, 아빠짜야, apacaya) 감소, 절제 줄어들다 의 뜻이야.
이(伊, i) 단음(短音) 근(根, ). 단음(短音) 이(伊)자는 근(根, 인드리아, indriya)이라 한다. 지배적인 힘 혹은 생장시키는 힘을 뜻한다.
에(예(曳), e) 장음(長音) 구(求, niścikīrșā). 장음(長音) 에자는 구(求, niścikīrșā) 끝없이 추구한다는 뜻이며,
아이(애(愛, ai) 단음(短音) 자재(自在, aiśvarya). 단음(短音) 아이 자는 자재(自在, 아이슈바르야, aiśvarya) 또는 자상(自相)이라 한다. 수행할 때 장애될 것이 없음을 말한다.
오(汚, o) 장음(長音) 폭류(瀑流). 장음(長音) 오자는 폭류(瀑流)는 삼계(三界)의 모든 번뇌(煩惱)를 말한다. 모든 번뇌는 폭포에 흘러 보내어 선행(善行)을 하게 하는 것이다.
단음(短音) 아우 화생(化生)이고 4생의 하나를 말한다. 자체가 없으면서 의지하지도 않으면서 스스로 홀연히 생겨남을 말해.
리(哩, ŗ) 신통(神通, abhijñā-ŗddhi). 걸림이 없고 자유자재하며 삼매로서 마음이 청정하여 그 무엇에도 더렵혀지는 일이 없고 어떤 번뇌도 없으며 심성이 유연하여 신통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리(哩, ṝ) 류예(類例). 사물을 비슷한 종별에 따라 나누는 것.
까(迦, ka) 작업(作業) 이작업(離作業). 신(身), 구(口), 의(意)를 통해 모든 법(法)은 작업이니 수행이니 하는 것을 떠나 있다.
카(거,佉 kha) 등허공(等虛空, sama-ākāśa). 물심(物心)의 제법(諸法)을 수용하는 당체(當體)를 말함. 모든 법이 허공과 같아서 얻을 것이 없다는 것.
가(아哦 ga) 행(行, caryā, 또는 saṃskāra). 유위법이란 인연을 따라서 모여 일어나서 만들어 진다는 뜻이다.
가(伽, gha) 일합(一合). 각각의 연(緣)에 의해서 가지가지 법이 생겨서 하나(合一)가 되는 것. 일합(一合)도 무소득(無所得)임을 아는 것이다.
앙(仰, ṅa) 지분(支分). 각각의 모든 것은 1에서 숫자를 나누면 백, 천, 만, 억으로 나누어지지만 결국 하나인 것이다. 별도로 나누어지는 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짜 차(遮, ca) 이일체천변(離一切遷變). 만상만물(萬象萬物)즉 법계(法界)는 마음은 반듯이 지극해지고 지극해지면 반듯이 변한다. 천하에 그것을 근본으로 삼지 않음이 없고 움직이지 않 는 존재는 아무것도 없다.
차(磋, cha) 영상(影像, pratibimba). 그림자를 말하고, 대상이 거울에 비치는 것같이 상분(相分)이 마음속에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자(惹, ja) 생(生, jāta). 과거의 업력에 따라 미래의 결과를 맺는 작용을 말한다.
자(찬, 酇, jha) 전적(戰績). 전적(戰績) 번뇌(煩惱)를 적으로 하여 전쟁(戰爭)을 벌였을 때 백전백승(百戰百勝)을 말하는 것이다.
냐(양, 孃, ña) 지(智, jñāna). 지(智)와 혜(慧)를 동의어로 사용되면서도 합하여 지혜(智慧)라고 한다.
따(吒), ṭa) 만(慢,māna). 만이란 다른 사람에 대하여 마음이 스스로 높아지는 것. 자타를 비교하여 덕에 차이가 있음에도 스스로가 높아지고 다른 사람을 경멸하는 것을 말 한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열심히 연습하고 정진하기 바란다.
-한국불교신문 2022년 신춘문예 동화부문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