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4개 숲을 찾아 떠나다
총 6개 권역으로 나눠 소개
우리가 몰랐던 우리 곁의 그 숲
정태겸 지음
꽃길
값 18,000원
불교를 흔히 숲의 종교라 정의한다. 숲에서 태어나 숲에서 깨달음을 얻고 숲에서 법을 펼치다 숲에서 열반에 든 부처님의 일생과 맞물려서다. 또한 오늘날 대부분의 사찰도 산과 숲에 자리 잡고 있다. 조용하고 청정한 숲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면을 응시하게 한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숲’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저자는 “우리 곁에 이토록 훌륭한 숲이 있다는 걸 많은 이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전국의 숲을 찾아 소개하고 있다. 고성 화진포 금강소나무숲, 공주 메타세콰이아숲, 고창 삼태마을 왕버드나무숲, 제주 동백마을숲 등 34개 숲을 강원도와 수도권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등 6개 장으로 나누어 담았다.
월정사 전나무숲은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진 오대산의 대표적인 숲길이다. 하지만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저 ‘길’에 지나지 않을 터. 저자 역시 수없이 오간 그 숲길을 제대로 보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이곳의 전나무는 약 1700그루. 평균 수령은 83년이고 가장 오래된 나무는 수령이 300년에 이른다. 울창한 숲길을 걷다 보면 아름드리나무와 고사해 바스러진 나무들이 “시방세계 모든 것이 부처”이며 “사람도 숲도 마음을 다해서 대해야 한다”는 말 없는 가르침을 준다.
통도사 무풍한송길에는 기이할 만큼 제멋대로 자라난 소나무가 가득하다. ‘바람이 춤을 춘다(舞風)’는 이름처럼 바람이 불 때마다 소나무 가지가 흔들리는 모습이 절로 그려진다. 저자는 이를 보며 “절집 곁에서 셀 수 없이 오랜 시간 커온 나무는 절의 선풍(禪風)마저 따라간다”고 평했다.
-김종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