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한마음과학 국제심포지엄’ 성료
5월 31일, 한마음과학원 주최로 ‘현대사회에서 마음공부…’ 주제
한마음선원(이사장 혜수 스님) 산하 한마음과학원은 5월 31일 한마음선원 안양 본원에서 ‘2025 한마음과학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현대사회에서의 마음공부와 치유’를 주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마음공부와 치유에 관련한 전문 연구논문들이 대중에 소개됐다.
케너스 펑 토론토대 교수는 ‘수용전념치료와 불교-융합과 분화’를 통해 분노와 번뇌를 수용하고 삶의 가치에 부합하는 행동을 전념하는 심리치료법인 ‘수용 전념 치료(ACT, 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와 불교의 상관관계를 조명했다.
펑 교수는 “심리학에서 마음챙김은 존 카밧진으로부터 시작했다. 그는 팃낙한, 숭산 스님 등에게 영향을 받았고 스님들에게 배운 것을 심리학에 적용시켰다”고 설명하며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이 스스로 부정적인 감정, 생각들과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화적 차이를 살펴보고 이를 따라 심리치료를 달리 접근하는 문화적 심리치료를 또한 병행하는 펑 교수는 수용전념치료에 대한 동서양 학계의 문화적 차이를 설명했다.
수용전념치료의 출발점과 철학을 살펴보면서 학계에서 '수용전념치료와 불교'의 연결성에 대해 논쟁 중에 있고 그 배경이 문화적 관점의 차이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불교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는 동양의 입장과는 달리 서양에서는 수용전념치료가 불교에서 비롯됐음을 인정하지 않고, 미국의 실용주의에서 나왔다는 입장도 있다는 것이다.
수용전념치료를 더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안으로 펑 교수는 6가지 손동작을 개발하여 사람들이 학구적 언어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수용전념 치료의 여섯 가지 핵심 과정 (① 수용, ② 인지적 탈융합, ③ 맥락으로서의 자기, ④ 현재 순간에 접촉하기, ⑤ 가치 및 ⑥ 전념 행동) 을 더욱 쉽게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하였다. 이에 대해 “수용전념치료의 과정을 실생활에 적용하여 실천하면 가치에 기반한 전념행동이 곧 환경운동 등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펑 교수는 말했다.
최훈동 서울대 의과대학 겸임교수는 ‘마음공부와 자기 치유- 붓다의 깨달음을 중심으로’를 통해 ‘니까야’를 현대 정신과학적 관점에서 분석·창안한 ‘숙고명상’을 소개하고 진정한 자기 치유의 길을 제안했다
특히 숙고명상에 대해 최 교수는 “불교의 연기관과 통찰 정신치료를 적용한 숙고명상은 에고의 방어기제를 해체해 주체롭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숙고명상은 ‘호흡-감각-감정-생각-경험-삶’을 깊이 바라보는 일련의 연기적 관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음공부와 자기 치유는 자신과 대면하는 것부터 시작된다”면서 “모든 고통은 ‘실체적 존재로서 내가 있음’이라는 착각에서 비롯된다. 불교의 무아(無我)는 깨달아야 할 엄연한 현실이자 모든 고통과 불행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처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날 심포지엄에서 김주현 강원대 간호대학 명예교수는 주제 발표한 ‘고령화사회 노인 관련 이슈와 대처방안’에서 고령사회에서 한마음선원의 역할을 제언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에 따르면 2026년이면 한국사회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에 이르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진단하며, 노인 부양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김 교수는 노년기 삶의 질을 저해하는 요소로 △무위고(無爲苦) △고독고(孤獨苦) △빈고(貧苦) △병고(病苦)를 꼽았다. 할 일 없어져 집에만 머무니 사회적으로 고립되며 경제적 어려움과 만성질환을 겪으며 높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노년기 삶의 질을 높이려면 ‘성공적인 노화(Successful Aging’)와 ‘건강한 노년(Healthy Aging)’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고 한마음선원 등 불교 사찰이 “고령화 사회의 노인들이 직면한 정신적 어려움과 고립감을 해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마음 치유를 통한 △공생(共生)·공심(共心)·공체(共體)·공용(共用)·공식(共食)의 가치 실현과 사회적 연결망 강화 △현대사회 맞는 제례문화 개발 △삶과 죽음 관련 지혜로운 관점 제시 △선법가 활동 통한 심리적 지지 등을 한마음선원 역할로 제안했다.
김 교수는 “노인의 종교생활은 삶의 질과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다. 특히 ‘모든 존재가 연결됐다’는 부처님의 연기법은 노인들이 사회적 고립감에서 벗어나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서로를 지지하며 살아가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면서 “지역별 신도회, 선법가 실버합창단 같은 공동체 활동은 상호 연결성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며 서로를 살피는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행 선사께서는 ‘올 때도 빈손, 갈 때도 빈손’이라고 하셨다. 삶의 집착에서 벗어나 본래의 자유로운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 진정한 행복임을 강조한 선사의 가르침을 되새겨야 할 것”이라며 “주인공 명상 등 수행은 노년기의 불안과 외로움을 근본적으로 다스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에 앞서 열린 개회식에서 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 스님(한마음과학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심포지엄의 의미를 되새겼다.
혜수 스님은 “대행 선사께서는 물질계의 50%와 정신계의 50%가 함께 작용해야 모든 것이 원만하게 돌아갈 수 있음을 일깨워 주기 위해 한마음과학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했다 이 같은 가르침을 받들어 마음의 도리를 밝히는 한마음과학원의 심포지엄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밝은 한마음의 도리가 물질계와 정신계를 관장하고 있으며 항시 같이 돌아가고 있음을 밝히는 토론의 장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와 같은 심포지엄이 국내에만 한정되지 않고 국제적인 심포지엄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더욱 고무적인 일”이라며 “대행 선사의 가르침이 세계인의 마음에 깊이 자리 잡아 안으로는 한마음을 밝히고 밖으로는 지구적 평화와 안정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발원했다.
기사제공=현대불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