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배와 신앙의 대상 모시는 법 쉽게 안내
후학들 위해 세심한 편집 눈길
제불보살복장점안의식
원철 스님 편저
도서출판 운주사
값 30,000원
한국불교태고종 세종충남교구 종무원장인 원철 스님(관음사 주지)이 《제불보살복장점안의식》을 최근 출간했다.
불가에서 부처님 상이나 보살의 상을 모시는 일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들은 단순히 장엄물이나 예술품이란 차원을 넘어 경배와 신앙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신앙의 대상으로 불상을 안치하기 위해선 그에 걸맞는 여법한 의식이 필요하다. 예술품으로서의 불상에 신앙의 대상으로서의 불상의 자격과 지위를 부여하는 절차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이 복장과 점안의식이다.
예로부터 불가에 전해 내려오는 복장 및 점안의식이 있다. 그러나 너무 전문적이고 난해하다는 한계가 있어 스님들조차도 접근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전문가 역시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러한 때 원철 스님〈사진〉이 바쁜 시간을 쪼개 스님들에게 전해오는 불보살복장점안의식을 정리해 책을 냄으로써 보다 쉽고 여법하게 의식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 특히 현대인이 정독하기 쉽게 편집한 것도 눈길을 끈다. 한문 원문 및 한글음, 그리고 우리말 번역까지 실었고, 필요한 곳에는 설명을 곁들였다. 이 책을 통해 누구나 쉽게 의식을 거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절에 등상불을 봉안하는 역사의 근거는 부처님 재세 당시부터 우전왕이 부처님 출타시 부처님을 대신해 모신 것에서 유래된다.
편저자 원철 스님은 책 머리말에서 “등상불을 모시더라도 법다운 의식절차에 의해서 모셔야만 부끄럽지 않을 터인데 그동안 부처님의 상 조성 복장점안의식집을 쉽게 접할 수가 없어 아쉬웠다”며 “누구나 쉽고 이해하고 볼 수 있는 불복장과 점안의식집이 동시에 엮여진 의식집을 접하기 어려워 아쉬워하는 마음과 후학들에게도 등상불 복장의식에 있어 우를 범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조상경》을 토대로 하고, 대덕 큰스님들과 송찬우 거사께서 원문 번역하고 고순호 법사가 편찬한 <제불보살복장단의식집>을 접하게 되어 힘을 얻어 번역본들을 취합해 의식에 관심있는 후학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감히 복장점안의식집을 편찬하게 됐다”고 밝혔다.
원철 스님은 또 책을 내며 “목불(木佛)은 불을 제도하지 못하고, 토불(土佛)은 물을 제도하지 못하며, 동불(銅佛)은 용광로를 제도하지 못한다고 했으니 일체에 걸림이 없는 부처는 어디에 있는고?”란 화두를 던졌다.
원철 스님은 태고총림 선암사에서 사미계를 수계 득도하였으며, 금강불교대학 범패학과를 졸업했고 부설 옥천범음대학에서 각배 2년 과정을 이수했다. 또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수료했다. 태고종 종책교육분과 위원장과 세종충남교구 지방종회의장을 지냈다. 현재는 세종충남교구 종무원장과 사단법인 한국전통문화천연염색협회 이사장을 맡으며 관음사 주지로 있다.
-김종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