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巫)와 불(佛)의 갈등과 융합’ 학술대회 개최
11월 9일, 연대 문과대학100주년기념홀
한국사상사학회(회장 조경철)는 11월 9일 오후 1시 연세대학교 위당관 문과대학100주년기념홀에서 ‘한국사상사에서 바라본 무(巫)와 불(佛)의 갈등과 융합’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로 이어진 불교와 무속의 다양한 융합 양상과 의미 등을 집중 조명한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20여 명의 전문연구자가 참여한 가운데 총 5편의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이 대회는 한국불교태고종 안심정사(주지 법안 스님)와 여수 용월사 불교문화연구소(소장 법우 스님)가 후원했다.
학술대회 첫 번째 발표자 김경화 박사(인하대학교)는 ‘《삼국유사》 속 ‘용’ 사상의 전개와 무불습합’이라는 주제로 한반도의 토착 용신앙이 불교의 용신앙과 습합되며 변화하는 과정을 다뤘다.
이어서 두 번째 발표자 이장웅 박사(건국대학교)는 ‘백제 웅진 지역의 산신 신앙과 불교 사원’이라는 주제로 웅진 지역 △수원사지 △서혈사지 △주미사지 △신원사지 등이 해당 지역 토착 산신신앙과 결부되며 도성과 국토를 진호(鎭護)하는 사찰이었을 가능성을 검토했다.
세 번째 발표자 고현아 박사(가톨릭대학교)는 ‘7세기 신라의 불교 대중화와 전통신앙의 수용’이라는 주제로 원광법사의 점찰법회는 부처와 전통신앙의 신격들이 조화롭게 등장하고 있고 불교대중화가 시작하는 초기불교와 전통신앙과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네 번째 발표자 이병욱 박사(중앙승가대학교)는 ‘고려시대 무불습합의 현상과 불교적 관점’이라는 주제로 국가의례로서 설행된 팔관회는 불교의 형식 속에 무교의 내용이 담긴 것이며, 불교의 제석신앙과 무교가 결합한 다양한 모습들을 분석했다. 이러한 무불습합에 대해 한용운의 부정적인 평가와 그 한계도 지적했다. 이어서 법화경의 방편 사상에 입각하여 중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가르침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불교의 독자성과 적응성이라는 측면의 중도적 자세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다섯 번째 발표자 김탁 박사(한국학대학원)는 ‘조선시대, 무속과 불교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무속과 불교가 융합할 수 있었던 토대를 사상, 신앙대상, 경전, 의례 등의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하고 조선왕조실록 등의 기록에 전하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또한 무속과 불교는 상호공존과 조화가 요청되며, 불교의 퇴행적인 행태로 무속과의 혼융현상을 보아서는 안 될 것이라 주장했다. 나아가 앞으로 무속과 불교 사이에는 조화와 협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신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