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06호】승정이 갖는 위의와 역할에 대해

2024-08-12     한국불교신문

한국불교태고종 승정원은 지난 8월 1일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소재 AW컨벤션센터 2층 아리아스홀에서 간담회를 갖고 승정원장에 금용 스님을 만장일치로 추대하는 등 공식 출범했다. 운경 종정 예하가 인사말에서 “우리 종단의 최고 사표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지해(知解)와 덕행(德行)이 출중한 큰스님들을 오랜만에 보게 되니 기쁘고 감사하다”며 “그간 유명무실했던 승정원을 총무원장 상진 스님이 마음을 내 다시 이런 자리를 만들고 종단의 새로운 발전을 추구하는 데 대해 치하한다”고 말했듯이 승정원 구성은 총무원장 상진 스님의 의지가 반영돼 출범한 것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를 의식한 듯 승정원 간담회에서도 임원단 구성에 총무원장의 추천을 건의했다. 이에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원장에 금용 스님을, 수석 부원장에 보혜 스님을, 차석 부원장에 혜운 스님을 추천한다고 제안했고 승정원은 이를 만장일치로 수락했다.

태고종의 〈승정원법〉 제2조에 따르면 “승정은 혜행(慧行)이 탁월하고 비지(悲智)가 원융한 고승으로 종도의 표상이 되는 정신적 지도자를 말한다”고 했다. 법에 명시된 그대로 승정은 ‘종도의 표상이 되는 정신적 지도자’다. 원로회의처럼 종정추대권이나 종헌개정안 인준권, 종단 비상시 중앙종회 해산 제청권 등 주어진 권한이 없다. 그저 명예직에 불과하다. 그러나 종단과 종도들에 있어선 정신적 지도자로서 의지하는 비중이 크다. 승정원 간담회에서 운경 종정 예하는 “ 앞으로 종단과 후학들에게 가르침을 보이고 지침을 설정해 나아갈 길로 이끌어 주시는 게 주어진 책무이자 역할이다”면서 “종단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종단의 사표가 돼 달라”고 했고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종단의 앞날을 위해 후원하시고 질책하시면서 지도를 아끼지 않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승정원법〉 제6조에서 승정의 임무를 “승정은 종도의 사표(師表)로서 종정(宗政)을 자문하며 종도의 수행을 지도하고 종지종풍 선양을 위해 정진한다”고 명시돼 있다. 승정원의 지도와 자문을 크게 기대한다.

제3회 2024 태고종 영산재를 앞두고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이 주최 주관하는 제3회 태고종 영산재가 9월 7일 오후 1시부터 서울공예박물관 공예마당에서 봉행된다.

‘동행ㆍ매력 시민과 함께 하는 태고종 영산재’를 슬로건으로 봉행되는 이번 행사는 특별한 의미가 부여돼 있어 종도들의 적극적이고도 폭넓은 참여가 요구된다. 먼저 총무원이 영산재 장소를 기존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공예박물관 공예마당으로 정한 것에는 이승만기념관 건립 추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태고종단은 총무원 건물 앞 송현열린공원에 이승만기념관 건립 추진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건립 계획은 철회되지 않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서울공예박물관은 송현열린공원과 마주하고 있다. 이곳에서 영산재를 봉행하면서 태고종세를 대외적으로 과시하자는 계산도 깔려 있다. 아울러 태고종이 전통 불교문화인 영산재가 세계문화유산인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정통종단으로서 과거 이승만의 정책에 의해 억울한 역사의 희생자란 점도 부각할 계획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영산재에는 문화체험 부스 등도 함께 운영키로 했다. ‘동행ㆍ매력 시민과 함께 하는 태고종 영산재’란 슬로건이 말해주듯 시민들에게 더욱 다가가 교감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종도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동참하는 것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각 시도교구와 사찰들의 깊은 관심과 참석을 요구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