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05호】복날 채식 캠페인에 부쳐

2024-07-22     한국불교신문

불교환경연대가 복날 채식 캠페인 ‘맛있게 즐겁게 지구를 위한 한걸음’을 실시한다. 불교환경연대는 초복인 7월 15일부터 8월 14일까지 한 달간 복날 채식 캠페인을 전개해 지구보호의 의식을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복날채식캠페인’은 복날에 즐겨먹는 보양식인 삼계탕과 같은 육류 대신 채식을 권장하면서 윤리적, 환경적, 건강적 측면의 내용을 국민들에게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불교환경연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카드뉴스와 여름 제철 채소를 이용한 요리 레시피 영상, 채식권장 솟폼을 제작해 배포한다.

불교환경연대가 이처럼 ‘복날채식캠페인’을 전개하는 이유는 기후위기에 따른 지구환경보전에 목적이 있다. ‘복날채식캠페인’은 불교의 정신을 담고 있는 것이어서 이를 적극 반기는 바다. 부처님은 미물중생이라 하더라도 생명의 존엄은 똑같다고 하셨다. 피터드레거의 《동물해방》에 보면 인간과 동물을 구별할만한 생물학적 특징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동물도 인간과 똑같이 고통을 느끼고 행복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고통을 느끼는 동물을 잡아먹거나 실험동물에게 고통을 가하거나 동물원이나 수족관에 가두어 구경거리로 삼는 것은 비윤리적 행위다. 동물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불교의 오계중 첫 번째로 불살생을 제정한 이유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적용돼 생명있는 존재를 함부로 해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인간이 지구의 지배자로 있는 것은 맞지만 다른 동물이나 자연의 생명을 마음대로 할 권리까지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동물과 공생하고 자연에 의지하며 사는 존재다. 매 순간 마시는 공기와 매일 먹는 물과 음식이 어디에서 제공되고 있는가 생각해보면 해답이 나온다. 그래서 불교에선 예로부터 삼소식[蔬小笑]을 권했다. 채소위주로 먹고 적게 먹으며 즐겁게 먹으라는 뜻이다. 공양게에서도 이 뜻이 잘 나타나 있다. 계공다소량피래처(計功多少量彼來處)/이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가. 촌기덕행전결응공(村己德行全缺應供)/내 덕행으로는 받기 부끄럽네. 방심이과탐등위종(防心離過貪等爲宗)/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정사양약위료형고(正思良藥爲療形枯)/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위성도업응수차식(爲成道業膺受此食)/깨달음을 이루고자 이 음식을 받는다는 게송은 삼소식의 진정한 뜻을 일러주고 있다.

현재 지구촌은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는 인간들의 음식문화도 큰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음식을 중심으로 한 인간의 소비주의는 생태계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소비주의로 몰아가 행복한 삶과는 거리를 멀리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들은 동물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건강을 유지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한 반박으로 미국영양협회는 “적합하게 잘 짜인 채식 식단은 건강식이고 영양식이며, 특정 질병들의 예방과 치료에 이롭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놓고 보더라도 복날에 고기 보양식을 먹어야 한다는 기존관념에서 탈피하는 것이 좋다. 음식이 기후위기와도 직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 일례로 기후위기의 한 요인인 메탄을 가장 많이 발생하는 동물이 소라고 한다. 그래서 소고기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사라지므로 저것이 사라진다는 연기의 가르침은 지구환경 보전이 시급한 현 시대에서 가장 엄숙히 새겨들어야 할 경구다. 모든 현상은 인연화합으로 생기기도 하고 멸하기도 한다.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도 여기에 해답이 있다. 인간들이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생명을 위협하고 빼앗는다면 여기에 상응하는 과보는 반드시 있다. 기후위기가 그것이다. 불교환경연대의 채식 캠페인을 지지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