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관한 불교의 가르침’ 특집
계간지 불교평론 98호 나와
불교사상을 현대적 시각으로 해석하는 계간지《불교평론》98호가 발간됐다.
2024년 여름호로 발간된 《불교평론》98호는 특집으로 ‘음식에 관한 불교의 가르침’을 게재했다.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의 사찰음식을 각계의 전문가들이 다각적인 관점에서 다뤘다. ‘율장에 나타난 음식 관련 계율’(한수진), ‘공양 의례에 담긴 의미’(민순의), ‘발우공양의 현대적 가치’(구미래), ‘사찰음식의 영양학적 고찰’(이재심), ‘남방 상좌부불교 음식문화의 특징’(보하 스님) 등이 그것이다. 특히 ‘사찰음식의 세계화와 대중화의 과제’(법송 스님)에서는 “사찰음식이 한국불교가 세계인에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논단에서는 불교를 지혜와 자비의 두 바퀴로 움직이는 수레라고 파악해 지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는 자비의 실천윤리가 바로 인류 갈등의 해결 덕목이라고 주장하는 방영준 성신여대 명예교수의 ‘자비 없는 불교는 없다’가 눈길을 끈다. 한국불교의 복지적 역할 증대와 함께 상구보리 하화중생이 하화중생 상구보리로 변하고 있을 만큼 현대 사회에서 자비행이 전법의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와 함께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를 극복하고 평화를 구축하려는 일본 불자들의 주체적 인식과 활동을 소개한 기타지마 기신 스님의 글도 눈여겨볼 논문이다. 각계 명사들의 신행 생활과 불교관을 살펴보는 ‘나의 삶 나의 불교’는 평생 동안 나름의 선 수행 일과를 지키며 공직에 헌신해 온 김희옥 전 헌법재판관의 회고담을 실었다.
재단법인 보덕학회의 후원을 받아 불교문학 진흥과 새로운 문화 콘텐츠 개발에 힘쓰는 불교소설은, 여든의 나이에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치는 중진 소설가 백시종의 ‘영취산 진달래’가 독자들을 찾아간다. 엄혹한 일제 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일경의 고문으로 병든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면서도, 남몰래 사찰을 후원하며 모진 세월을 묵묵히 견뎌낸 보살 임순례 할머니의 신산한 생애가 봄을 맞아 영취산을 붉게 물들인 진달래꽃처럼 우리 가슴에 진한 감동을 안겨주는 작품이다.
-김종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