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면이 이어지는 ‘태고太古의 소리’ 기록으로 남기다
태고종 전북 148개 사암 전수조사 14개 사암 보존 상황 전해
불교무형문화유산
목록화사업조사보고서
전북특별자치도·태고종 전북종무원
비매품
‘역사는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 인류가 생존한 이후 기록의 역사가 끊임없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덧붙여 ‘역사는 기록의 연속’이라는 말도 널리 회자된다.
한국불교태고종 전북종무원이 전북특별자치도와 함께 새로운 기록의 역사를 만들었다. 태고종 148개 사암(寺庵)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소중한 우리 불교 무형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사찰의 대를 이어 대물림하는 절들이 사라지고 젊은이들이 줄어들면서 ‘전통의 소리’가 위기에 처했다. 게다가 코로나로 인해 3년간 종교활동이 제한되면서 영산재와 불공, 염불은 더욱 줄어들기만 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전수조사를 통해 14개 사암의 전통의 소리를 찾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태고종만이 가지고 있는 민중의 전통적 소리를 교육·보존해오면서 얼마 남지 않은 ‘태고의 소리’를 전승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440쪽에 이르는 이번 조사보고서는 고송문화유산연구소 이상훈 박사와 김성순 전남대 연구교수, 서정매 동국대 외래교수가 발품을 팔아 조사와 집필에 참여한 결과물이다. 무형문화재 18호 전북 영산작법보존회 회장 영산 스님을 비롯한 보존회원 스님들의 적극적인 협조는 물론 전북종무원 부원장 현진 스님, 총무국장 법진 스님의 자문도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각 사찰과 소리의 연혁과 유래, 의식 절차를 꼼꼼하게 조사해 집필하고, 실음(實音)을 기준으로 채보한 현대화된 악보와 설행 장면을 담은 사진까지 담아 기록과 보존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게재된 14개 사암과 소리 내용은 다음과 같다.
△태고종 전북 ‘생전예수재’△전주시 동고사 ‘관음청’△전주시 보문사 ‘아침예불’△전주시 승암사 ‘삼보통청’△전주시 연분암 ‘산신청’△군산시 성흥사 ‘오백성재’△익산시 관음사 ‘독성청’△익산시 삼불암 ‘약사재’△익산시 태봉사 ‘구병시식’△정읍시 일광사 ‘제석천재’△남원시 미륵암 ‘미륵청’△김제시 용봉사 ‘백중 천도위령재’△무주군 만복사 ‘칠성청’△진안군 마이산 탑사 ‘천신재’
조사보고서는 부록으로 태고종 전북사찰 현황과 태고종 전북 전통사찰 현황, 태고종 전북 문화재 현황을 실었다. 이에 따르면 전북 사찰은 직년 말 기준으로 6개 시에 100개소, 8개 군에 48개소 등 148개소로, 이 중 50개 사암은 전북특별교구에서 따로 관리하고 있다. 태고종 전통사찰은 35개소이며, 보물 1점, 무형문화재 5종, 유형문화재 19점, 문화재자료 10점, 천연기념물 2종, 기념물 1종 등의 문화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태고종 전북종무원장 진성 스님은 “불교에서 봉행하는 기도, 염불, 회심곡, 승무, 영산재 작법, 어산 등은 불교 일부 단체에서 맥을 이어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라면서 “이번 조사보고서를 통해 ‘태고종의 소리’는 아직도 염원이 남아 민중 속에서 전라도 방식의 염불과 전통영산재로 대를 이어가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보고서 발간 취지를 전했다. 최승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