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엽, 그 생애와 사상을 만나다
격변의 시대 치열하게 추구했던 자유와 생명 창조의 길 담아
김일엽 전집 세트(4권)
김일엽・박진영 글
김훈 옮김
83,400원
김영사
이 전집은 일엽 스님이 집필한 《어느 수도인의 회상》, 《청춘을 불사르고》, 《행복과 불행의 갈피에서》와 박진영 교수의 김일엽 스님의 생애와 구도행을 조명한 최초의 철학적 평전 《김일엽, 한 여성의 실존적 삶과 불교철학》 등 4권으로 구성됐다.
김일엽 스님은 시인, 수필가로 제1세대 여성 문인이었다. 김명순, 나혜석 등과 함께 여성의 의식 계몽을 위한 글쓰기와 강연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후 불교에 귀의하고 만공선사를 만나 1933년 출가, 수덕사 견성암에서 참선 수행에 전념했다.
김일엽 문집 1 《어느 수도인의 회상》은 일엽 스님이 27년 만의 절필을 깨고 출간한 첫 저서이다. 일엽 스님은 종교 교육을 위한 글이자 포교문인 이 책을 통해 “생(生)의 채비가 곧 사(死)의 대비”라고 말한다.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살아내기 위한 ‘인생 문제’에 관심이 있는 이들, 자유로운 독립적 인간이 되고 싶은 이들에게 전하는 삶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김일엽 문집 2 《청춘을 불사르고》는 영원히 사는 길을 찾아 나선 일엽 스님의 대표 수필집이다. 생사를 초월해 영원한 청춘을 얻고자 했던 수도인의 치열한 구도기다. 전작인 《어느 수도인의 회상》에 속한 법문과 글을 갈무리하고 보완하여 새로이 엮은 것으로, 출간 당시 수많은 이들을 구도의 길로 이끌었다.
김일엽 문집 3 《행복과 불행의 갈피에서》는 사랑이라는 절벽, 행복과 불행의 갈피를 헤맨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원하지 않은 조건부 사랑, 무한할 수 없는 상대적 행복, 오래 지속되기 힘든 자유와 평화 등 모든 인간 생활에는 반면(半面)이 존재한다. 아무리 행복한 순간이라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행복의 유효 기간을 걱정하는 자신의 시선이 있다. 그래서 일엽 스님은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를 불러일으켜야 한다”라고 말한다.
김일엽 문집 4 《김일엽, 한 여성의 실존적 삶과 불교철학》은 한국 근현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김일엽 스님의 생애와 사상에 관한 평전 형식의 연구서이다. 김일엽문화재단의 후원과 미국 아메리칸대학교 종교철학과 박진영 교수의 11년간의 원력,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단의 지원을 통해 미국에서 영문으로 먼저 출간돼 관심을 모은 뒤 이번에 번역, 출간됐다.
신여성으로서, 승려로 김일엽 스님이 제기한 여러 질문은, 김일엽이라는 한 개인에게 국한한 문제가 아니다. 파란만장한 김일엽의 삶과 철학을 통해, 여성이 철학, 특히 불교철학을 접하는 방식이 남성적 철학 사유와 본질적으로 다른 점을 흥미롭게 짚어낸다. 신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