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98호】22대 총선이 남긴 교훈

2024-04-16     한국불교신문

22대 총선이 4월 10일 전국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이 선거를 통해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새로이 금배지를 달았다. 4·10총선은 그 결과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했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쪽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고 석패한 후보나 당은 안타까움의 눈물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마음은 편치 못하다.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솔직히 걱정이 더 큰 게 현실이다. 이번 선거도 역시 정책 대결 보다는 상대의 약점을 집중 공략하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극복하지 못했다. 상대를 정책 수립의 경쟁자로 이해하기 보다 척결과 배제의 공격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양태는 변하지 않았다. 이렇게 가선 건강한 정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나라가 부강하고 번영과 발전을 기하려면 무엇보다 정치권의 협력과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관심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데도 국민은 아랑곳않고 자신들의 당리당략에만 치중하는 모습은 눈꼴사납다.

과거 나라가 민심이 갈라져 위기에 처했을 때 불교는 화쟁정신을 내세워 국론을 모으고 국민들의 힘을 응집하려 했던 전례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나라와 민족이 나아갈 길을 찾았던 예는 수없이 많다. 지금 한국불교는 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견해다. 종교인들마저 선호하는 당을 좇아 당리당략에 힘을 보태는 일을 해선 곤란하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은 어느 때보다 국민들간 파쟁과 대립양상이 크다고 판단된다. 여기에서 어느 한 쪽을 편드는 건 옳은 자세가 아니다. 따라서 불교계가 다시 한 번 화합과 공존의 정신을 회복하기 위한 일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


MZ세대가 주도한 불교박람회

‘재미있는 불교’를 내세운 2024년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전년 대비 3배의 관람객 증가 기록을 세우고 막을 내렸다. 주목할 부분은 사전 등록인원 중 3분의 2가, 현장 방문 관람객 중 80%가 2030세대였다는 점이다. 물론 이들 MZ세대의 대다수는 불자가 아니지만 전통문화와 불교문화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불교박람회에서는 청년세대의 고민에 주목하고, 불교문화를 기반으로 다양한 처방법을 제안한 프로그램들이 큰 호평을 받았다. 스님과 청년리더 500인의 세대공감 토크쇼 ‘담마토크’는 청년들의 진솔한 고민에 대해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며 더 행복한 삶으로 향하는 방법을 제시해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와 함께 ‘열암곡 마애부처님의 고민상담소’는 AI마애부처님에게 고민을 상담하려는 청년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AI로 구현된 마애부처님은 청년들의 질문을 듣고, 경전 속 부처님의 말씀을 통해 고민의 해결법을 제시했다. 힐링, 명상, 죽음 등에 대한 2030세대의 관심은 불교TV 불국토상조가 마련한 ‘웰엔딩 임종체험’ 부스의 참가자 폭증으로 이어졌다.

행사에 동참한 MZ세대들은 ‘어렵게 느껴진 불교가 박람회에서 뉴진 스님의 디제이쇼를 할 만큼 열린 종교인 것 같다’, ‘막상 둘러보니 재미있고, 강요하지 않는 특유의 불교 문화로 편안함을 준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면서 마음껏 불교문화를 향유했다.

올해 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국내외 언론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가운데 전통문화와 어울어진 불교문화가 불교계를 넘어 MZ세대와 일반 시민에게도 다가갈 수 있음을 확인한 자리였다. 이러한 기세를 이어 8월에 열릴 부산불교박람회도 지역에서 불교문화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