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법석】지혜와 복덕을 닦자
“태어난 것은 반드시 멸하나니, 병이 없어서 잠시는 편안한 젊은이도 늙음의 침노를 받게 되나니 번영하고 성하던 것 잠시만에 쇠퇴하느니라. 윤회는 나무와 같고, 모든 하늘은 잎새가 되나니, 욕심의 즐거움에 집착한 때문에 무상에게 흩어지고 망그러 지느니라. 모인 것이 흩어지고, 젊은이 늙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니, 제각기 이렇게 머무르다가 가는 것이다.” 《법요집요경》<무상품>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비구들이여, 이 세상 모든 바닷물과 기나긴 과거의 생애 속에 그대들이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며 흘렸던 눈물 가운데 어느 쪽이 많다고 생각하는가?” “부처님이시여, 평소 설하신 가르침에 의해 저희들이 흘렸던 눈물의 양이 이 세상 바닷물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이 대답에 만족하시면서 “옳다. 비구들이여, 우리들은 기나긴 과거의 생애 속에서 수없이 많은 부모의 죽음을 맞이했고, 또한 무수한 자식들의 죽음도 맞이 했었다. 그때마다 흘렸던 우리들의 눈물의 양은 생각건대 이 세상 모든 바다의 물을 합쳐 놓는다 할지라도 비교가 안 될 것이다. 우리들이 윤회를 통해 흘린 눈물의 양은 모든 바닷물을 합한 것보다 많을 것이다. 부모와 친지의 죽음 앞에 흘린 눈물이 덧없다 함은 이를 이름하느니라.”라고 상응부 경전에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부처님은 이 세상을 끝없이 생멸하는 흐름이라고 말씀하셨고 계속적으로 바뀌고 옮겨가는 ‘흐르는 물’로 묘사하고 있다. 모든 것은 삶에서 죽음을 향해 움직이는 것이고 영원한 실체는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것은 항상함이 없다라고 하는 무상한 법을 부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보여 주시고 말씀하셨다.
누구나 다 맞이해야만 하는 죽음은 이 생의 종결임과 동시에 새로운 생의 시작이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윤회라고 말하는데 우리의 노력은 이러한 윤회의 무한 반복적인 생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무상의 이치를 잘 알고 우리가 이 생을 어떻게 잘 운영하고 어떠한 삶을 살다 갈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어제 임종기도를 해 드렸던 분이 오늘 아침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하다가 이제 비로소 모든 업장을 소멸하고 육신의 고통에서 벗어나 다음 생으로의 여행을 떠나셨다. 이틀 동안 기도를 해 드렸는데 기계에 의지한 채 호흡을 하고는 있었지만 몸은 이미 죽어가고 있었다. 이마를 만져보아도 따뜻한 체온을 느낄 수 없었으며 피부는 검붉게 변하여 그렇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이 육신의 무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죽음을 거듭 생각하는 수행(마라나 삿띠)으로 죽어감을 알라차리고 무상하다는 생각을 따라서 고통이라는 생각,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무아’라는 생각이 드러나게 된다.
우리의 삶에 있어 가장 큰 사건은 바로 죽음일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모습으로 삶을 마치고 회향할 것인가? 이것을 화두로 삼아 끊임없이 기도하고 정진하는 삶으로 오늘을 살아가야 하겠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다 찾아오는 것이기에 제한된 삶의 시간들을 여유 있게 보내고 편안하고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철저하고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갑자기 죽음이 찾아온다고 할지라도 웃으면서 평온하게 갈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이러한 웰다잉(well-Dying)죽음을 잘 준비하는 것은 곧 웰빙(well-being) 삶을 잘 살아가기 위함인 것이기에 지혜로운 삶으로 생사를 여여하게 맞이해야 한다.
우리 불자들은 이와같이 무상한 이 몸의 실상을 관하여 부지런히 지혜와 복덕을 닦고 아미타불을 염불하여 내생 길을 잘 닦아가야 할 것이다. 나무아미타불은 부처님 광명 속에 영겁불멸(永劫不滅)의 영원한 생명임을 찬탄하는 중생 해탈의 위대한 정토염불인 것이다.
-제주 반야사 주지 ㆍ(사)웰다잉연구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