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을 위하는 마음을 내서 기도해야죠”
본연 스님이 들려주는 수행자의 삶과 행복
미타행자의 마음공부
본연 지음
담앤북스
16,000원
제주도에 세운 무주선원, 이곳에서 10년이 넘는 세월을 보낸 미타행자 본연(本然) 스님의 네 번째 이야기이다.
사바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본연 스님은 이웃을 위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이라 말한다. 이러한 보석과 같은 귀한 마음을 지니고 일으키면 모든 시비(是非)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모든 번뇌와 갈등, 망상을 걷어 낼 수 있다. 이 마음을 지니면 스스로 환희심을 느낄 수 있으며 그 환희심으로 사바세계를 밝힐 수 있다.
본연 스님의 하루는 새벽 2시 40분에 시작된다. 2시 40분에 일어나 3시부터 일과를 시작한다. 4시 15분, 새벽예불을 마치고 방에 들어온다. 6시, 새벽기도와 좌선 한 시간 후 아침 공양을 한다. 8시, 108배와 송주, 좌선, 사시기도까지 마치면 11시 30분이다.
점심 공양을 마치면 오후 울력이 시작된다. 수행 삼아 꽃과 나무 심고 물 주고 풀 뽑고 거름 주며 정진한 결과가 도량에 정직하게 드러난다. 말 그대로 극락도량이다. 법당과 마당을 오가며 틈틈이 은사 스님 법어를 정리해 법공양 출판도 한다. 허튼 시간 없이 십여 년의 세월을 충실하게 지내다 보니 어느덧 무주선원이 아름답고 풍성해졌다. 하나부터 열까지 본연 스님 혼자 스스로 해나가며 만든 결실이다.
이 책 1장에서는 친절과 배려하는 마음, 자비심에 대해, 2장에서는 감사와 받아들임에 대해, 3장에서는 수행하는 삶에 대한 행복과 만족에 대해, 4장에서는 함께하는 삶에 대해 각각 이야기한다. 함께하는 신도들, 큰 깨달음을 준 큰스님, 그리운 부모님 등 본연 스님과 깊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을 만나 볼 수 있다. 함께해 준 이들이 있기에 수행자의 삶이 외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긴 세월 동안 홀로 정진하고 있지만, 본연 스님은 그 속에서 끝없는 행복을 느낀다. 밖에서 보면 한없이 외로워 보이는 수행자의 삶이, 그 안에서 가까이 들여다보면 수많은 행복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의 삶 역시 행복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본연 스님은?
‘본연’은 전남 곡성 태안사로 출가했을 때 평생을 하루같이 용맹정진하다 열반하신 청화(淸華) 큰스님(1923~2003)께서 스승과 제자 간의 인연을 맺으면서 내려 주신 법명이고, ‘미타행자(彌陀行者)’는 염불수행하는 사제를 격려하기 위해 사형 스님이 지어 준 별호다.
승보종찰 송광사 강원에서 4년간 경전 공부하고 비구계를 받은 뒤 기도처와 선원을 오가며 정진하던 중, 큰스님의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2003년 서귀포 성산 자성원(自性苑) 주지를 자청해 4년간 기도하며 차밭과 텃밭을 가꾸고 살면서 제주도와 인연이 시작됐다.
자성원 주지 소임을 놓은 뒤 다시 선원과 기도처를 찾아다니며 수행해왔으며, 2012년부터는 제주시 항파두리 근처 자그마한 수행도량 무주선원(無住禪苑)을 열어 수행과 울력으로 극락도량을 일구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미타행자의 편지》, 《미타행자의 염불수행 이야기》, 《미타행자의 수행한담》이 있다.
-최승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