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심·예술혼이 빚어낸 연화장세계

전승관 건립기금 마련위한 만봉 큰스님 불화전 성료
한국불교전통문화 전승관 건립기금을 모금하기 위해 마련된 ‘만봉 큰스님 불화·민화 작품전’이 6월 1일부터 14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백상빌딩 모란갤러리에서 성대히 개최됐다.
6월 1일 오후 3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14일까지 15일간 열린 작품전에는 상단탱화, 감로탱화, 영산회상도, 극락도, 팔상도, 관음도, 나한도, 달마도 등 불화와 목단, 십이지신상, 신선도, 미인도 등 민화 1백여 점이 전시됐다. 특히 이번 작품전은 얼마 전 입적한 조계종 원로 석주스님이 글을 쓰고 만봉 승정스님이 그림을 그린 수십여 점의 공동작품이 전시되어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의 발걸음을 머물게 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백순(百旬)을 바라보는 노구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전을 열 수 있도록 작품을 출품하고, 전시장에 직접 나와 작품 하나하나 디스플레이까지 손수 챙긴 만봉 승정스님과 이운산 총무원장스님을 비롯한 종단간부스님, 봉원사 주지 구해스님, 이수성 전 국무총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스님, 대현그룹 손현수 회장, 최대정행 만봉전승회장과 회원 등 각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운산 총무원장스님은 작품전 개막식에서 격려사를 통해 작품이 전시된 모란 갤러리를 “만다라로 가득 찬 연화장세계”라고 표현하고, “이런 자리에 내외귀빈들과 동참할 수 있게 한 불연(佛緣)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구순(九旬)의 연치(年齒)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왕성한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만봉 큰스님의 근황을 소개하면서 이는 “돈독한 신심과 높으신 도력, 불교미술을 사랑하는 정신이 없다면 가히 행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전시되는 출품작들은 스님의 말년 작품으로 금어 만봉스님의 정수(精髓)가 담긴 것으로 불심과 예술 혼이 혼연일체가 되어 이루어진 결정체”라며 15일간 열리는 금번 작품전이 사부대중의 관심과 호응 속에 원만히 회향되길 축원했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도 “국보급 작품들인 만봉 큰스님의 불화는 부처님의 팔만사천법문이 담겨 있다”며 만봉 큰스님 불화·민화 작품전이 성황리 회향되기를 기원했다.
만봉전승회장 최대정행 보살은 전시회를 마친 뒤 소감을 통해 “개막식 날에 ‘부모은중경’을 주제로 그린 불화작품이 대현그룹 손현수회장에게 이관된 것을 시작으로 작품전 기간동안 ‘만봉스님과 석주스님의 공동작품’ ‘신선도’ ‘해수관음도’ ‘달마도’ 등 작품들이 불화 애호가들에게 이관되었으나 기대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해 전승관 건립기금에 많은 보탬이 되지 못할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하고 “이번 작품전에 만봉 큰스님은 불편한 몸을 휠체어에 의지하면서 매일 전시장에 나와 직접 관람객을 맞는 등 종단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열의를 보였으나 전반적인 경제적 불황 때문인지 관람객은 많았으나 작품의 이관은 미미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인 만봉 승정스님은 96세(법랍 9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승관 건립 추진위원장을 맡아오면서 관음도, 나한도, 달마도 등 작품으로 꾸며진 ‘만봉스님 미니병풍’을 제작, 판매하는 등 전승관 건립기금 조성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
하현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