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보리야! 너의 생각은 어떠하느냐?”
2006-12-20 한국불교신문
-수행학자와 중문학자가 함께 풀이한 금강경 금강경은 부처님과 제자 수보리의 대화집이다. 문답으로 이뤄지는 이 경전은 ‘공(空)’사상을 중생의 근기에 맞게 이해시키고자 한다. 금강이란 단단하고, 날카롭고, 밝음을 뜻하는데, 이것은 금강석의 견고·예리·광명함을 비유, 「금강경」은 금강석처럼 예리하고 단단하고 번뜩이는 지혜의 칼을 휘둘러 어리석은 무명을 잘라내어 피안에 이르게 하는 경전이다. 혹은 금강을 지혜를 나타내는 반야의 형용사가 아니라 번뇌를 비유했다는 해석도 있다. 인간에게서 번뇌란 금강석처럼 단단해서 그 무엇으로도 쉽게 끊을 수 없는 것을 강조했다고 본다. 초심자들에게 가장 많이 읽히는 경전 중 하나인 금강경은 출판물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이 책이 수많은 금강경 역본과 다른 점이 있다면 구마라집 역본을 원문으로 하고 중문학자(안재철, 제주대학교 교수)가 한글로 번역, 수행자(수암스님, 동방불교대 부학장·태고종 중앙교육원장)가 해설을 맡아 불자들에게 이해를 돕는 것이다. 전공자가 번역해 정확성에 만전을 기하고 불제자가 해석해 보다 부처님의 진리에 가까운 풀이를 해냈다는 점에서 불교공부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기존의 것보다 깊이 있는 수행서가 되겠다. 특히 수암스님의 해설은 강의의 형식을 빌려 한 구절 한 구절 자세히 풀이, 누구나 쉽고 친근하게 경전의 내용을 습득할 수 있게 했다. 금강경 총 32분(分)을 각각 가르침의 핵심을 말하고 상세한 주석을 달아 어느 누구의 근기에도 모자람이 없이 구성했다. 수암스님은 이 책을 두고 “금강경을 처음 공부한 이후 수십 년이 지난 오늘도 이 경을 천착할 때면 골수 속을 파고 들어오는 번개처럼 번뜩이는 섬광 같은 것이 가슴속을 스치는 법열을 맛본다”며 이런 체험을 불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전하고자 출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금강경 속의 부처님이 수보리에게 “수보리야! 너의 생각은 어떠하느냐”고 묻듯, 이 책을 접하는 이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러할 진대 나의 생각은 어떠한지, 금강석처럼 단단한 번뇌를 떨치는 진리의 법열은 어떠한 지 되물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길 기대한다. <백민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