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청은 장엄 공덕” 붓으로 그려내는 신행생활.

2006-11-29     한국불교신문
 원각사지 10층 석탑을 탑다라니에 응용. 4개 부분에서 디자인 특허를 받은 이기옥(34)씨를 지난달 24일 신촌 봉원사에서 만났다.  그녀는 계원예고 미술과 입학을 시작으로 대학에서 일러스트 및 애니메이션을 전공해 미술활동을 해오다 불교미술에 심취, 동방대 불교미술학과에서 단청을 재 전공, 이달 단청부문 문화재수리기술자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동안 경복궁 근정문 단청을 포함, 주로 궁궐단청 작업에 참여했다.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남편과 만봉스님의 유작인 봉원사 삼천불전 단청작업에도 함께했다.  “단청의 대가이신 한석성 선생이 그랬죠. 단청은 장엄공덕이라고요. 제게 있어 단청은, 붓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공덕을 쌓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단청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오색(五色)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며, 이는 자연의 색과 가장 잘 어우러진다고 했다.  특히 일본인들이 한국의 단청을 좋아해 한국의 많은 기술자들이 해외에 나가 활동하고 있다고.  그는 2000년부터 유문용 박사(전 동방대 불교미술학과 교수)의 자문을 얻어 원각사지 10층 석탑을 모델로 탑다라니를 2005년 완성, 부문별 특수성을 인정받아 특허를 냈다.  탑다라니는 종이에 경문을 탑모양으로 적어 경탑이라고도 하는데, 경문뿐만 아니라 경전의 내용을 그려 넣기도 한다.  주로 불교행사나 장례의식에 사용되는 장엄구 중 하나이며 임종 시 관위에 덮어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기도 한다. 현재 시판되는 탑다라니는 대부분 중국의 탑 모양을 사용, 대량 생산되고 있는데 이에 그녀는 안타까움을 느껴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영가를 천도하거나 임종 시에 사용되는 의식장엄구인 만큼 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존의 것을 대체 의식장엄구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에 맞는 원각사지 10층석탑을 복원하고 금강경을 사경해 넣었습니다.”  또한 10여년이 넘게 봉원사 신도로서 신행생활을 해오고 있는 그녀는 7년간 어린이법회지도자로도 활동했다.   그녀는 “매주 법회를 지도해야하기 때문에 주말은 늘 절에서 보냈어요. 신혼여행에 다녀온 날도 집에 가기는커녕 법회를 보러 여행 가방을 들고 절로 먼저 왔었을 정도니까요.”   일과 신행생활이 일치된 삶이 만든 그녀의 미소가 아름답다. <백민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