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기 합동득도수계산림 시작

2005-10-27     신원식
9월 21일 순천 태고총림 선암사서…수계식은 10월 14일소양시험 합격자 268명…득도고시 합격해야 계 받아종단은 9월 21일 오후 2시 태고총림 선암사 대웅전에서 제29기 합동득도수계산림 입제식을 봉행하고 오는 10월 14일까지 4주간의 합동교육을 시작했다.이번 수계산림에는 총 287명의 행자가 지원했는데, 그 중 종립 동방불교대학에 재학중인 행자 26명과 소양시험 탈락자 19명을 제외한 242명이 참가했다. 동방대 재학중인 학인 행자들은 학교의 여름방학 기간에 맞춰 지난 7월 13일부터 3주간 별도로 교육을 받았다. 이들은 합동교육 마지막주인 10월 8일 선암사에 재 입사해 본교육을 받고 있는 행자들과 합류하여 나머지 교육을 받게 된다. 동방대에 재학 중인 학인 행자들을 별도로 교육시키는 것은 ‘종립학교를 졸업해야만 승적을 발급하는 선교육 후득도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한 전초단계의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단은 그동안 출가를 희망하는 행자 중 은사스님의 사찰이나 종단에서 인정하는 교육기관에서 6개월 이상 행자수업을 받은 지원자를 대상으로 소양시험을 실시하여 여기에 합격한 행자를 대상으로 4주간 합동교육을 실시한 뒤 다시 득도고시를 실시하여 사미(니)계를 주어왔다. 사미(니)계는 태고종단의 수행자가 될 수 있는 자격과도 같은 것인데, 앞으로는 몇 년간의 유예기간을 둔 뒤 종립학교를 졸업해야만 사미(니)계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선교육 후득도 제도’를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이날 입제식에는 혜초 종정예하를 증명으로 모시고 이운산 총무원장스님을 비롯해서 권금용 선암사 주지스님, 김수암 교육원장스님, 편백운 총무원 교무부장스님 등 태고종단 기관장 및 간부스님, 태고종 산하 19개 시도교구종무원장 등이 참석, 수행자로 거듭나기 위해 출가한 행자들을 격려했다.총무원장, ‘초심 잃지 말고 수행정진할 것’ 당부이 자리에서 이운산 총무원장스님은 법어를 통해 “출가수행자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위로는 스스로의 보리를 증득하고 아래로는 뭍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큰 원력을 세우고 또 이를 행동으로 실천해가야 하는 고행의 길”이라고 전제하고 “출가하면서 처음 세웠을 큰 뜻과 원력이 목숨을 다하는 날까지 초지일관할 수 있도록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가지고 각고의 수행과 정진을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이에 앞서 합동교육을 총괄하고있는 편백운 총무원 교무부장스님도 인사말을 통해 “지금 이 시간부터 사회를 계도하고 이끌어나갈 성직자요, 한국불교계와 종단의 미래를 책임진 수행자라는 신념과 사명감을 가지고 수행정진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3만배 참회정진습의위주 수련 쌓아수계산림 참가 행자들은 이날 입제식을 시작으로 10월 14일까지 4주 동안 매일 새벽 3시 30분 기상하여 저녁 9시 취침에 들기까지 새벽예불 및 정근을 시작으로 강의, 운력, 묵언 참선수행, 저녁예불 및 참회정진 등의 교육내용으로 수련을 쌓는다. 특히 올해 합동교육은 주입식 강의위주의 기존교육 패턴을 탈피하여 합동교육을 수료하고 곧바로 수행과 교화활동을 해나가는데 무리가 없도록 습의위주의 교육을 시킨다는 방침이다.이러한 기본 교육방침에 따라 짜여진 강의내용은 예경의식 및 불교의범(청봉스님·동방대 범패과 교수), 사미율의(수진스님·아일다 율원장), 불유교경 및 태고종사(자월스님·총무원 부원장), 부처님의 생애(법현스님·총무원 사회부장), 초발심자경문(보경스님·총무원 부원장), 종무행정과 종단의 현황(월해스님·총무원 총무부장), 외부인사 특강 등이며 매일 조석으로 하는 초발심자경문독송 및 참회정진과 9월 29일부터 1주일간의 오후불식 및 좌선, 10월 13일의 1보1배 수행정진 등의 수련을 쌓는다. 또 10월 10일은 사무량심 자비희사의 날로 정하여 행자들이 자발적으로 헌혈 및 장기, 시신기증에 참여하도록 하여 출가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짐하고 수행자로서 평생을 사회와 종단에 봉사하고 헌신하는 삶을 살겠다는 서원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학력 높아지고 연령은 낮아져교수·한의사·공무원 등출가 이전 직업도 다양한편 올해 수계산림에 참가한 행자 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지난해 283명 지원, 264 승적 취득)을 유지했으나 지원 행자의 학력을 비롯한 전반적인 수준은 예년에 비해 향상됐으며 연령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행자 중에는 대학교 교수, 한의사, 공무원, 시인, 미술가, 서예가, 도의회 의원, 일간지 기자, 대기업 임원 출신 등 사회 지도계층에서 활동을 하다 출가한 행자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수계산림 참가자 268명의 연령대별 분포도를 살펴보면, 10대 5명, 20대 19명, 30대 69명, 40대 126명, 50대 49명이며 남행자 189명, 여행자 7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졸 이상의 학력 소지자는 12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이처럼 지원자의 수준이 높아진 배경에 대해 총무원 교무부장 편백운 스님은 “지난 3년간 종단에서 추진해온 각종 개혁불사들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사회적인 위상이 높아진 결과”라고 풀이했다. 신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