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태고종 사찰 연화암(주지 혜연스님)에 기적같은 우담바라가 피었다. 경기도의 광교신도시개발 계획으로 철거 위기에 놓여있는 이 사찰에 '우담바라가 핀 인연'은 불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 이곳을 찾는 발길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주지 혜연스님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새벽 초하루법회를 준비하던 중 신도 박혜란 보살이 '부처님 몸체에서 광체가 나고 있다'고 알려와 급히 법당으로 달려갔다는 것. 확인 결과 대웅전 본존불 오른손 소지와 약지 사이에 3cm 가량 되는 우담바라 두 송이가 싹이 나고 있었다고 한다. 발견 당시에는 굵기가 약 0.5mm에 길이는 3cm 가량 되었으나 지금은 두께는 약 1mm , 길이는 8cm 가량으로 자랐으며 아직도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다고 혜연스님은 알려준다. 박 보살이 이 우담바라를 처음 발견하게 된 과정도 예사롭지 않다. 연화암과 4년째 인연을 이어온 박 보살은 초하루법회는 한 번도 거르지 않은 독실한 불자. 이날은 무엇엔가 이끌린 듯 평소보다 일찍 법당을 찾게 되었다고. 아직 아무도 오지 않은 법당에서 홀로 촛불을 켜고 기도를 하던 중 갑자기 법당에 온화한 기운이 감도는가 싶더니 순간 부처님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고 계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단다.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보니 불상 주위에서 광체가 비쳤다고 박 보살은 그 때를 회상한다. "한편으로는 경이로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두려운 마음이 들어 그대로 주지스님에게로 달려가 이 사실을 알렸지요. 그리곤 주지스님과 함께 다시 법당으로 들어와 우담바라를 발견한 것입니다" 이 소식이 연화암 신도 사이에 알려지자 신도들의 발길은 더욱 분주해졌다. 요새도 평일 하루 10여명이 다녀간다고 한다. 혜연스님은 "철거 위기에 놓인 연화암을 부처님께서 지켜주시기 위해 우담바라를 피워 기적을 보이신 것"이라며 "이 지역이 개발 되더라도 연화암은 철거되지 않고 보존되도록 신도들과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우담바라는 불경에서 여래나 전륜성왕이 나타날 때만 핀다는 신령스런 상상의 꽃. 매우 드물고 희귀하다는 비유나 구원의 뜻으로 불경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다. 따라서 우담바라가 피어난 건 매우 상서로운 징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혜연스님이 1976년에 창건한 연화암은 대지 500평에 신도는 2,000여 세대를 거느리고 있는 규모가 작지 않은 사찰이다. 그러나 경내지는 온양 정씨 종중 소유인데다, 창건할 당시 법당 건물을 온양 정씨 문중으로부터 정상적으로 매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처 챙기지 못한 탓에 등기상 무허가 건물로 되어버렸다. 광교신도시개발 계획에 따라 이 지역이 개발될 경우 철거될 위기에 처해있다. 혜연스님은 "등기 불찰은 사찰 창건하느라 경황이 없던 30년 전의 일"이라며 "지난달 말께 4월 중 실사를 거쳐 5월에는 철거를 하겠다는 공문이 왔다"고 한숨을 쉰다. 혜연스님은 "우리 절은 신도들이 법회 등을 통해 매년 정기적으로 불우이웃돕기 등의 행사를 벌여 지역 주민들에게도 마음의 휴식처 역할을 해 온 사찰인데도 무허가건물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대책 없이 철거하라는 것은 종교 탄압 행위"라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철거 생각만 하면 잠이 오지않는다는 스님은 "사찰 철거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동의할 수 없지만 재개발 계획에 의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면 이에 상응하는 종교용지를 불하해 주어야 할 것"이라면서도 "이런 와중에도 우담바라가 핀 걸 보면 어떤 형태로든 부처님 가피가 있을 것"이라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