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자 사면 등 난제 해결해 종도들을 대 화합의 장으로 이끌것 ... 능력 위주의 탕평 인사 예정

7월 13일, 제 26대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편백운 스님은 당선 직후 총무원 2층 회의실에서 불교계 기자회견을 열고 당선 소감과 향후 종단 운영 등에 대해 밝혔다. 편백운 스님은 “지난 3년동안 혼란속에 잠겨 있던 태고종도들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화합의 길, 화합의 장으로 이끌어 가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 제 26대 총무원장에 당선된 편백운스님.

- 당선 소감은?

“당선의 기쁨 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왜냐하면 지난 3년 동안 종단은 혼란 속에 잠겨 있었기에 어떻게 하면 종도가 하나 될 수 있을 것인가가 늘 화두였기 때문이다. 오늘 (선거에서)보신 것처럼 종도들의 생각은 다양성을 갖고 있기에 원장으로서 앞으로 태고종도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화합의 길, 화합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역대 총무원장스님들께서도 종단의 어려운 재정문제 때문에 늘 고민을 하셨는데 현재 재정적 어려움이 상당한 압박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오늘 이후부터는 종단의 ‘부채’ 라는 말을 가급적 사용 안 하고 싶다. 왜냐하면 기업도 운영하다보면 어려움을 당할 때가 많고 가정이나 개인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어려움을 어떻게 슬기롭게 풀어 가느냐가 관건이고 그것은 지도자가 짊어질 책무이다.

저는 동진 출가했고, 태고종 창종 이후 계속 종단에 몸담아 왔다. 지방교구종무원장을 포함해 종단의 여러 소임을 꾸준히 맡아왔기 때문에 우리 종단의 실상과 종도들의 생각을 익히 알고 있는 점이 앞으로 총무원을 운영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접전 끝에 2위 스님과 불과 3표차로 이겼다. ‘종단화합’을 강조하셨는데 불협화음이 없지 않을까?

“선거과정에서 네 후보가 서로 통화하거나 만났을 때 어떠한 경우라도 상대방을 비방하는 선거는 하지 말자고 했다. 이번 제 26대 총무원장 선거가 네거티브 선거가 아니어서 ‘아름다운 선거’로 기록될 것 같다. 이제는 시(是)와 비(非)를 논하지 말자. ‘시’와 ‘비’를 하나로 묶는 역할을 제가 하겠다.

현 총무원장과 전 총무원장 스님 체제하에서 오랜 동안 종단에 몸담았던 스님들이 본의 아니게 제적을 당했다. 그동안 의견을 달리 하는 분들이 있어서 반목과 대립의 연속이었지만 제가 취임한 이후에는 모두가 다 한 길로 함께 갈 수 있도록 하겠다. 물론 사면은 종정예하께 미리 말씀을 드리고 또 입법기관인 중앙종회의 동의를 받아서 해야 하는 문제이다.”

▲ 7월 13일 제 26대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편백운 스님이 당선 직후 총무원 2층 회의실에서 불교계 기자회견을 열고 당선 소감과 향후 종단 운영 등에 대해 밝혔다.
- 종단 부채 해결을 위한 방안은?

“이미 발생된 부채이기 때문에 대출기관과 협의하여 종도들의 걱정을 불식시키겠다. 원금 일부를 상환해서 금액을 삭감하는 한편 이자를 동결하여 원리금 자체를 적정수준에서 삭감하는 방법을 협상하면서 찾아보겠다.”

- 스님께서는 승가기초교육체계의 개혁을 공약하셨다. 정수원 제도를 재정비하겠다고 하셨는데 어떠한 구상인지?

“태고종에는 다양한 계층의 스님들이 있다. 크게 나누면 수행에 몰두하고자 하는 이판과 사찰 운영에 몰두하고자 하는 사판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로 묶어 교육하기보다는 출가초기부터 이판과 사판을 나누어 각자의 명색대로 종단의 구성원으로서 어울릴 수 있는 교육체계를 만들어 나가고 정수원도 그런 차원에서 활용을 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합동수계득도제도의 형태는 유지하되 수행과 연구에 목적을 둔 출가자는 행자교육 이후 정수원에서 교육을 이어갈 수 있도록 종단차원의 지원제도를 마련하고자 한다.”

-‘태고종의 독자적인 대정부 협력체계 구축’을 거론하셨는데 종단협에서 탈퇴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기존의 종단협의회 활동은 그대로 하면서 태고종만의 특색 있는 대외 관계를 펼쳐나가겠다는 것이다. 종단협에서 다른 종단들과 같이 활동하면서 동시에 나름대로 지역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고, 교구마다 고유의 지역사회 활동을 하도록 적극 권유하겠다.”

▲ 상좌스님들과 기념촬영하는 제 26대 총무원장 당선인 편백운 스님. 사진 왼쪽부터 도봉스님, 법정스님, 편백운스님, 법진스님.
- 지방분권의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하셨는데?

“지금과 같은 서울 총무원 위주 체계에서 벗어나 권역별로 묶어 그 교구에서 업무능력이 가능한 곳은 순차적으로 총무원 업무를 이양해 가고자 한다. 난립된 교구는 정리하고 종회의 협조를 얻어 지방 분권형 시스템으로 개혁해 나가겠다.”

- 공약을 살펴보면 네 후보가 비슷한 것이 있는데 수렴할 용의는? 새 집행부 인선은 어떻게 할 것인지?

“네 후보가 만날 때마다 약속한 것이 있다. 끝나도 서로 만날 사이니까 비방 하지 말고 선거를 잘 하자고 했고 또 좋은 공약은 공유하자는데 뜻을 함께 했다. 또한 어느 후보측 사람이라는 편견 없이 능력 위주의 인사를 하겠다. 여러 교구의 스님들을 모셔 집행부를 꾸릴 생각이다.”

- 선거 전부터 ‘총무원장 선거 직선제’가 불교계 핫이슈로 떠올랐는데 아쉽게 성사되지 못했다. 앞으로 추진할 것인지?

“꼭 해야 한다. 사실은 지난해 10월에 부원장으로서 총무원장스님에게 (직선제를) 진언했었다. 실추된 종단 위상을 다시 세우고 이반된 종도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길은 직선제가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종단신문에 직선제 필요성을 기고도 했다. 임기 중 반드시 총무원장 직선제를 실현하겠다.”

                                             정리 • 사진=이경숙 기자


 

편백운스님의 공약 내용

5대 실천공약
 

1) 종단재정 정상화
2) 승려기초교육 제도화
3) 권역별 초심원 설치, 종무 지방이양
4) 사찰법 개정 사설사암 보장
5) 독자적인 대외협력 체계

1) 종단 재정의 정상화
 

◉ 이자동결 = 원금의 일부 상환 → 이자동결
◉ 삭감협상 = 대출기관에 대한 압박과 협상 → 상환금 삭감협상
◉ 장기분할 = 상환가능 액수로 분할 상환

2) 기초교육제도의 개혁 (이판과 사판)
 

◉ 정수원 특별기수 입교 → 동방불교대학 및 교육기관 이수
◉ 행자교육원 2•3주
= 경비지원 장학금 → 상호 재교육, 지원, 보완
◉ 합동득도기 수료 = 수행과 포교 사찰운영, 신도관리

3) 권역별 지방 초심원 설치
 

◉ 중앙초심원 - 충청 - 경북 - 경남 - 전북 - 전남 - 제주
◉ 재심원 → 호법원 → 3심제도 부활

4) 종단정체성에 따른 사설 사찰 보장
 

◉ 종단의 근간(사설사암) → 창건주 중창주 → 권한보장(종법)
◉ 지위승계 보장
종단의 전통 종단공찰 → 주지순환제, 재정공개 - 종단 재원화

5) 독자적인 대외 협력체계 구축
 

◉ 청와대 - 국회 - 사법기관 - 일반사회기관 단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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