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한낮 햇볕 쏟아지는
들판에 서서
그림자 지워지길 기다린다.
오시쯤 살짝
해 머리에 이고서야
그림자가 지워졌다.

무거운 짐 내려놓고
몸 돌려 가려하니
등 뒤에 또 다른 그림자 생겼네.

그림자 떼어내고 길 가려하니
끈질기게 눌어붙어 날 따라나서는 걸
나 어떻게 그림자 떼어 놓을 것인가?

아서라!
그림자인들 모두 내 몸이 피워낸 꽃들

▲ 포항 청정심원포교당 주지 일취스님.

모두 날 찾아온 꽃들.

위 시 ‘그림자’를 포함 5편의 시로 일취스님(포항 청정심원포교당 주지)이 계간 <해동문학>에서 ‘신인발굴 추천’을 받아 시인으로 등단했다.

정광수(<해동문학> 발행인 겸 편집인) · 정임현 심사위원은 추천사를 통해 “시인으로서의 토양이 단단해 보인다. 禪을 깨닫는 방법은 우주에 있는 것도 아니고 하늘 저편에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직 내 마음속에 있음으로 하여 그 방법을 체득하려면 선을 알고 행하면 가능하리라고 본다. 禪은 체험이다. 모든 깨우침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시원한 물은 마셔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설명해야 그 느낌을 알 수 없는 것도 그러하다”면서 더욱 정진해 (시로)대성하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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