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표 역해, 민족사 刊, 값 22,000원

 “금강경은 깨달음을 향해서 함께 가는 보살행에 대해 설한 경전”

‘아함경’과 ‘니까야(근본불교의 교의를 담은 빨리어 대장경)’를 통해 본격적인 근본불교 연구를 하고, 니까야를 정선하여 번역 출간해 온 이중표 교수(전남대 철학과)가 <니까야로 읽는 금강경>을 펴냈다.

지난 2016년 1월, 3주에 걸쳐 각 주마다 5일씩 서울, 광주, 구례에서 동일한 이름으로 강의한 강의안을 보충하여 정리한 책으로, 근본불교와 아울러 대승불교를 천착해 온 이중표 교수가 금강경이 근본불교경전인 니까야와 아함경에 근거함을 밝히고, 한 구절 한 구절 니까야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명쾌하게 해설했다.

이 책은, 제1장 금강경의 취지 제2장 보살의 길 제3장 평상심에 길이 있다 제4장 업보는 있으나 작자는 없다 제5장 지금, 여기에서 현재의 법을 통찰하는 행복한 삶 등 크게 5장으로 나누어 편집, 각각의 장마다 구마라집 한역본(漢譯本)에 적용되어 있는 양나라 소명 태자가 32분으로 분장한 체제를 반영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또한 금강경 산스크리트어본과 구마라집 한역본을 대조할 수 있도록 병기하였으며, 한글 번역은 산스크리트본으로 했다.

이중표 교수는 이 책을 집필한 동기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자살률이 세계 1위일 정도로 우리나라는 가장 고통스러운 땅이 되었다. 그 원인은 가난이 아니라 개인적인 욕망의 추구와 끝없이 재물을 소유하고자 하는 탐욕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발전이 아니라 불교다. 그런데 불교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한국불교가 적극적으로 사회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금강경이 바르게 이해될 필요가 있다.”

금강경은 지극히 이론적이고 개인적이고 사변적인 아비달마 불교의 반성에서 시작되었다. 또한 부처님의 생생한 음성이 담긴 니까야를 바탕으로 새 불교운동을 펼치기 위해 새롭게 편집한 경전이기에 니까야로 읽을 때 그 참뜻을 확연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 책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은 다툼이 없는 무쟁 법문임을 밝히면서 금강경의 공사상이 갈등과 논쟁을 해소하는 무쟁(無諍)의 핵심으로 작용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금강경은 개인적인 열반을 강조하는 경전이 아니라 중생 구제의 큰 서원을 세우고 부처님처럼 살아가겠다고 서원하며 깨달음을 향해서 함께 가는 보살행에 대해 설하는 경전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니까야로 금강경을 읽으면 부처님의 뜻을 알게 되고, 보살행, 부처님의 가르침을 적극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금강경의 본뜻인 보살행의 실천이야말로 고통스러운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길이라고 역설한다.

불교의 근본 가르침은 연기(緣起), 무아(無我), 공(空)과 업보(業報) 사상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업보설을 윤회설로 오해하곤 한다. 이는 무아(無我)와 윤회(輪廻)에 대해, 그 상치되는 개념으로 인한 논쟁이 분분한 까닭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부처님께서 “업보(業報)는 있지만 작자(作者)는 없다”는 것을 <잡아함경> 구절을 인용하여 분명히 밝히면서 업보를 공(空)과 무아(無我)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부처와 중생의 차이는 업의 차이라는 것, 부처 노릇을 하면 부처이고, 중생 노릇을 하면 중생이라고 하면서 연기, 무아, 공, 업보가 다 연결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잡아함경, 화엄경, 육도집경, 혜능의 육조단경, 용수의 중론, 승찬 선사의 신심명, 박노해 시인의 시, 휠러, 하이젠베르크 등등 동서양의 안목이 열린 이들의 말을 인용하여 종횡무진 해설한 이 책은 흥미진진한 금강경의 세계로 이끌어 준다.

   
▲ 이중표 교수

  이중표 교수는 

전남대 철학과 졸업. 동국대학교 대학원 불교학과 석사 · 박사.

전남대 철학과 교수 · 전남대 호남불교문화연구소장. 범한철학회장(역임), 불교학연구회장(역임).

저서로『아함의 중도체계』『불교의 이해와 실천Ⅰ·Ⅱ』『근본불교』『불교란 무엇인가』『붓다가 깨달은 연기법』. 역서로『불교와 일반시스템론』『불교와 양자역학』『역주 정선 디가 니까야』『역주 정선 맛지마 니까야(상 · 하)』등 다수. 

현재 근본불교 연구회[네이버카페 지혜, 와서 보라(http://cafe.naver.com/mettacafe)] 지도법사로서 서울 ·광주 · 구례에서 니까야 공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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