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이름만 있고 활동이 중단됐던 한국불교태고종 청년회가 새롭게 조직을 정비하고 힘찬 도약을 약속했다. 한국불교태고종 청년회는 지난 9월 26일 전승관 1층 대회의실에서 발대식을 갖고 새 회장을 선임하는 등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했다.

아직 조직을 더 정비하고 인원을 보완해 실체적인 조직 활성화를 위한 지회 구축과 사업계획 수립 등의 일이 남아있지만 한국불교청년회의 새로운 출발은 종단과 불교의 미래를 위해 대단히 다행스럽고 고무적인 일이어서 마음 모아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한국불교청년회가 어떤 단체이던가. 일제의 침략시기에 민족과 불교의 얼을 되살리고자 선각자인 만해 한용운 선사께서 창립 활동한 조선불교청년회의 후신이 한국불교청년회이다. 한국불교청년회의 출발은 승려가 중심이 되었지만 활동은 승속일체였다.

불교의 근본정신인 깨달음운동을 위해서는 근본사상에 관한 각성이 필요하다는 자각에 따라 불교사상 강연과 조선(한국)불교 전통의 수행가풍 진작에 힘을 기울였다. 그 사상적 배경이 만해스님의 <조선불교유신론>과 최초의 불교사전이라 할 수 있는 <불교대전>이다. 이는 해방 이후 6 •2 5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바른 사상과 신행활동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뼈저리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1950~60년대 법난(法難)을 겪으면서 더욱 확고한 신념으로 자리잡게 되어 70년대에는 신편 <불교성전>의 발간과 우리말 <팔만대장경>의 발간으로 이어졌다. 승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한 권의 책 속에 망라한 팔만대장경의 가르침을 통해 평생 지니고 살피며 정진하고 안식하게 하며 영성을 챙기게 하는 지남(指南)이 되었다.
한국불교청년회와 대한불교청년회로 분화 아닌 분화를 하게 되면서 한국불교청년회는 승속연결의 단체 활동을 이어왔다. 최근까지 총무원장을 비롯한 종단 집행부 및 수행단체와 교육단체의 지도자들이 대부분 한국불교청년회 출신이었을 정도로 종단의 중심이었다.

대한불교청년회는 재가자들의 청년회로 자리매김하였다. 1988년 체육청소년부장관의 의욕적인 지원 아래 청소년단체협의회를 구성하고 기존의 청년회들 가운데 법인을 구성한 단체에게 이사자격을 주기로 결정하였다. 흐름을 확인하고 당시 우리 종단 소속인 사단법인 한국불교교화원 한국불교청년회로 소속을 규정해서 불교계 유일의 청년 이사 단체로 활약하는 근거를 마련했었다. 이사단체로서의 활약은 눈부셔서 각종 행사를 주관하고 별개의 법인을 설립해 활동하는 계기가 되었다. 근자에 이르러 기반에 대한 성격이 모호해지지 않았는가 싶다가 새롭게 재구성해서 활동을 다시 시작하기로 하였다니 반갑고 기특하다.

주지하듯이 청년은 나라와 불교의 기둥이다. 하지만 기둥으로 자라서 제 역할을 하기까지에는 수많은 보살핌과 지원이 필요하다. 더구나 어려운 일을 겪은 뒤에 재구성하였으니 도약을 하게 하려면 배전의 관심이 요구됨은 불문가지이다. 종단 집행부와 교구종무원 및 일반사찰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한국불교청년회 신임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임원들도 이제는 더 이상 어린 청소년이 아니라 사회에서도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장년을 바라보는 구성원들이므로 스스로 일어서려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한다.

무너진 조직을 추스르고 회원 모집과 실천적인 활동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불교계와 사회가 믿음직한 시선을 보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기 바란다. 자신들의 신행활동과 함께 불교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 전통불교 사상에 입각한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해 불교 발전과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청년회로 발전하기를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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