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언론인 등 27명 초청해 8월 29~30일 전남도 5개 시 군 6개 사찰 사전 답사

▲ 순천 송광사에서 전남도 불교순례길 팸투어 참가자들이 송광사 주지 진화스님, 포교국장 각안스님, 성보박물관 부관장 무량스님 등과 기념촬영.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이 있는 곳. 너른 들과 거친 바다를 터전으로 한 독특한 문화와 오랜 세월 지켜온 역사가 있는 곳, 정겨운 풍속, 맛깔스런 음식과 푸짐한 상차림에서 인정을 느낄 수 있는 곳, 남도는 어머니품처럼 따뜻하게 맞아주는 치유와 상생의 땅이다.
전남도는 이러한 남도만의 특색을 살려 불교 유적지와 관광자원을 활용해 불교순례길을 만들었다.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명찰들 대부분이 풍광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인근에 산재한 지역 특화 관광자원과 연계해 불교인뿐만 아니라 누구나 순례할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겠다는 취지이다.

전남에는 백제시대 불교를 최초로 전한 인도스님 마라난타가 384년 중국 동진을 거쳐 백제에 불교를 전한 영광 법성포 좌우두를 포함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즈넉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천년고찰 순천 선암사 등 불교사에 의미 있는 사찰과 유적들이 곳곳에 많다.

▲ 영광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의 일주문은 간다라 양식을 띤 이색적인 일주문이다. 팸투어참가단이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영광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 경내 모습.
전남도는 불교 유적지와 관광자원을 활용한 불교 순례길 홍보를 위해 8월 29~30일 수도권 불교 언론인 및 관계자 27명을 초청해 5개 시군 6개 사찰을 둘러보는 사전답사(팸투어, 단장 승한스님, 서울 금산사 주지)를 실시했다. 이번 사전답사는 지난 7월 서울에서 있었던 불교 순례길 설명회에 참석한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전남의 불교순례길을 직접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하도록 한 것이다.

29일, 서울에서 4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영광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061-356-6008)이다. 384년 인도에서 마라난타 존자가 뱃길을 이용해 처음 한반도에 발을 디딘 곳으로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를 상징하는 이색 건물과 간다라 진품유물 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 영광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의 간다라 양식의 유물관.
▲ 영광 백제불교 최초도래지 간다라유물관의 진품유물들.
영광군은 1998년 동국대와 함께 학술고증을 통해 이곳이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란 사실을 밝혀냈고, 이후 간다라유물관, 탑원, 부용루, 사면대불 등을 갖춘 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이중 간다라유물관의 규모는 크지 않으나 파키스탄에서도 보기 드문 2~5세기에 조성된 불상 등 간다라 유물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이다. 
 
▲ 영광 불갑사 주지 만당스님과 차담을 나누고 있는 팸투어 참가자들.
▲ 영광 불갑사 대웅전 내 목조석가여래 삼존불좌상(보물 1377호). 대웅전은 보물 제 830호이다.
▲ 영광 불갑사 대웅전(보물 830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팸투어단. 불갑사 대웅전은 화려한 무늬와 조각을 새긴 조선 후기 목조 불전 건축으로 시대적 특징을 잘 보존하고 있어 중요한 연구자료가 되고 있다.
▲ 불갑사에 피어있는 상사화(피안화). 불갑사 상사화 축제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에 이어 마라난타 존자가 법성포를 통해 백제에 들어와 불교를 전하면서 처음으로 지은 인근의 불갑사(061-352-8097)를 참배했다. 9월에 열려 전국의 관광객들을 불러모으는 불갑사 상사화 축제를 기획한 주지 만당스님은 상사화라는 널리 알려진 이름보다 ‘피안화’로 불러줄 것을 당부했으며 붉은 피안화가 대부분인 줄 알지만 진노랑피안화가 피안화의 원조라고 귀띔했다. 진노랑 피안화는 부처님을 상징한다. 

법성포에서 불갑사로 오는 ‘백수해안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9번째로 선정될 만큼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이다.

팸투어단 버스는 순천 조계산 송광사(061-755-0107)로 달려갔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송광사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기 위해서다. 공양을 마치고 저녁예불에 참여했다. 학인들이 돌아가며 치는 웅장한 북소리가 모두의 발걸음을 종각 앞에 붙들어놓았다. 법고에 이어 운판, 목어, 범종 등 은은한 소리가 마음을 차분히 안정시켰다.

▲ 저녁예불 참가 후 팸투어단이 템플스테이관에서 송광사 포교국장 각안스님, 성보박물관 부관장 무량스님과 차담을 나누고 있다.
▲ 16국사 영정을 모신 송광사 국사전(국보 제56호).

대웅전에서의 저녁예불 후 참가자들은 템플스테이관에서 송광사 포교국장 각안스님, 성보박물관 부관장 무량스님과 차담을 나누었다. 각안스님은 모든 것은 마음으로 귀결되니 템플스테이를 통해 참가자들이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불성을 깨우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법문을 해주었다.

▲ 송광사 주지 진화스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팸투어단.

다음날 아침엔 성보박물관 부관장 무량스님이 직접 사찰 해설가로 나섰다. 무량스님은 16국사 영정을 모신 국사전(국보 제56호)과  관음전 등 전각들과 보물들을 자세하고 재미있게 설명해 참가자들의 귀를 쫑긋 세우게 했다.

이어 광양으로 떠났다. 성불사(061-762-2882)는 원래 도선국사가 백운산에 창건하여 40여 암자를 거느렸던 큰 사찰이었지만 임진왜란과 6.25전쟁 등을 거치며 빈 터만 남아있는 것을 현 주지 법광스님이 수십년에 걸쳐 중창불사를 잘 해 놓은 곳이다. 성불사가 있는 백운산은 고로쇠 약수로 유명하며 산세가 수려하여 계곡과 가을 단풍이 절경으로 알려져 있다.

▲ 광양 성불사 경내 모습.
▲ 광양 성불사 주지 법광스님이 성불사의 연혁과 불사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광양에서 1시간여를 이동해 구례 화엄사(061-783-7600)에 도착했다. 자연 그대로의 나무를 기둥으로 사용한 보제루 오른쪽 모퉁이를 돌아서면 화엄사 최고의 멋진 경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높은 석단으로 둘러싸인 마당에는 두 개의 석탑이 있고 석단속에는 각황전, 원통전, 대웅전, 명부전이 지리산 봉우리들과 함께 펼쳐진다. 아늑함과 장엄함이 이보다 더 신묘할 수 없다. 신비감마저 느껴진다.

▲ 화엄사 보제루. 전남도유형문화재 제 49호. 누각을 받치고 있는 나무기둥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 화엄사 각황전 앞 석등(국보 제12호). 높이 636cm로 기단부 · 화사석 · 상륜부를 모두 갖춘 완전한 형태의 팔각석등으로 현존하는 우리나라 석등 가운데 가장 크다.
▲ 화엄가 각황전에 모셔진 3불 4보살님.
▲ 구례 화엄사 각황전(국보 제 67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팸투어단.
각황전 앞, 높이가 무려 6.4m인 석등은 활짝 핀 연꽃 조각의 소박미와 화사석, 지붕돌 등에서 보여주는 웅장함이 어우러진 통일신라 시대를 대표하는 석등이다. 4사자3층석탑과 효대에 전해오는 연기조사의 효 이야기, 천연기념물 제 485호 홍매화와, 뜰에 자라던 모과나무가 죽어 그대로 승방의 기둥이 된 구층암도 꼭 둘러봐야 하는 곳이다.

▲ 곡성 태안사 주지 이자 선원장 각초스님이 방문객들에게 법문을 하고 있다.
▲ 곡성 태안사 선원.
▲ 곡성 태안사 혜철스님 부도탑(보물 제 273호).
이어 구산 선문의 하나인 동리산문 중심도량인 곡성 태안사를 참배했다. 태안사는 신라 경덕왕때(742년)  3분의 선사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국 구산선문 중 하나인 동리산파의 본산으로 혜철선사와 도선국사가 주석했다.
주지 이자 선원장인 각초스님이 방문객들에게 시원한 오미자차를 대접하고 편안한 미소로 짧은 법문을 해주었다.
아름다운 계곡을 끼고 휘돌아 가는 길에서 능파각을 만났다. 능파각은 ‘세속의 번뇌를 버리고 부처의 세계로 들어온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한다.

1박2일의 짧은 답사가 끝났다. 전남도가 마련하는 불교순례길에 많은 시민과 불자들이 참여하기를 기원하며 서울로 향했다.

▲ 전남도는 <치유와 상생의 땅, 전남으로 초대>라는 불교 순례길 홍보책자도 발간해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얻고 남도를 찾아올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팸투어를 주관한 서기원 전남도 관광문화체육국장은 “전남은 오랜 역사를 가진 아름다운 사찰과 그 주변에 힐링할 수 있는 관광자원이 많아 순례여행 의 적지”라며 “버스투어 상품인 ‘남도한바퀴’를 통해 10월 주말을 활용해 2~3개 지역의 사찰을 중심으로 순례코스 노선을 구성, 운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치유와 상생의 땅, 전남으로 초대>라는 불교 순례길 홍보책자도 발간해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얻고 남도를 찾아올 수 있도록 했다. 061-286-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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