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년화 판화 ‘연옥도’ 첫 공개... 불교ㆍ소주 년화 등 100여 점 공개

‘중국 년화’ 주제 국제학술대회와 동아시아 전통판화 시연회도 열려

▲ 세계 판화사와 종교사에 중요한 자료적 가치가 있는 청나라 후기 제작된 중국 년화 판화 '연옥도 - 연령잠고(煉靈暫苦)'. 130× 66 ㎝.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에서 발굴했다. 사람이 죽으면 곧바로 천국에 가는 것이 아니라 연옥에서 죄를 닦아 천국에 간다는 천주교의 연옥사상을 판화로 잘 표현한 작품.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5월 27일부터 8월 21일까지 3개월간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에서 ‘동양문화의 뿌리- 중국 년화(年畵) 소장품 특별전’을 개최한다.

중국 년화는 중국 문화를 판화로 이미지화하여 보여주는 중요한 콘텐츠로, 중국에서 중국 문화의 원형질 중에 하나로 꼽고 있을 정도로 중국과 동양문화를 이해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기본 텍스트이다. 중국 년화는 청나라 때부터 세계인들이 많이 수집해, 대영박물관을 비롯 러시아, 일본 등의 주요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명주사 고판화박물관도 2,000여점의 년화와 년화 목판을 소장하고 있는 세계적인 중국 년화 소장처 중 하나이다.

▲ 불교 년화 석판화 '서방극락세계도'. 중국 청말민국초. 76.5×53.0㎝. 반야용선을 타고 아미타부처님이 계시는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모습을 표현, 판타지 형식이 가미되어 신자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 가장 주목되는 작품은 중국에서 판각 ‧ 인쇄된 기독교 ‘연옥도- 연령잠고(煉靈暫苦)’이다. 세계 최초로 공개된 중국 기독교 년화 판화인 ‘연옥도 -연령잠고(煉靈暫苦)’는 사람이 죽으면 곧바로 천국에 가는 것이 아니라 연옥에서 죄를 닦아 천국에 간다는 천주교의 연옥사상을 판화로 섬세하게 표현한 대형 작품(130×66㎝)이다.

연옥 중생들이 예수님의 보혈을 받는 장면을 비롯해 등장인물들이 청나라 식 의복과 변발을 하고 있다. 중세에 유행하였던 서양의 연옥도를 중국화시켜 중국 백성들이 사랑한 년화 판화로 제작한 것은 천주교가 중국 민중 속으로 뿌리내리고자 부단히 노력하였음을 보여주는 자료이다.

▲ 소주의 희곡년화 서상기. 청 중기 채색판화. 판화의 고려불화라고 불리는 세계적인 희귀판화로 일본 우키요에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 소주 풍속 년화. 청 초기 채색판화. 어부들의 모습을 표현한 이른 시기의 소주판화로 전문가들로부터 호평 받는 작품이다.

2016년 문화재청 생생문화재사업으로 진행된 이번 전시에서는 ‘연옥도’ 외에도 불교 년화 판화인 ‘서방극락세계도’,  소주판화인 ‘서상기’, ‘어락도’ , 유교 판화 ‘만세사표 - 공자와 제자들’ 등 중요 작품 100여 점이 선보인다.

‘불교년화 –서방극락세계도’는 석판화가 중국에 소개된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 반야용선을 타고 극락세계에 가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드라마틱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판화가 바로 소주 년화 판화이다. 소주 년화는 세계적으로 200여점이 채 남아 있지 않아 ‘판화의 고려불화’라고 불려지는데, 일본 우키요에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서상기’ ‘어락도’ ‘미인도’ 등을 포함한 20여점이 공개되고 있다.

▲ 유교 판화. 만세사표- 공자와 제자들. 산동청말.
전시 개막일인 5월 27일과 다음날인 28일에는 ‘중국 년화’를 주제로 한 국제 학술대회도 열린다. 학술대회에는 중국 년화의 최고학자인 중국중앙미술학원 보송년 교수와, 천진미술학원 강언문 교수, 타이완의 양영지 교수, 일본의 미야마료 교수, 나라대학의 나가이 교수, 경주대 정병모 교수, 경북대 남권희 교수, 박도화 박사, 홍선웅 작가 등이 참여한다.

▲ 고사년화 양류청. 청 중기. 채색판화. 당나라 건국 영웅들의 이야기.
▲ 고사년화 양류청. 청 중기. 채색판화. 당나라 건국 영웅들의 이야기.

이와 함께 한국과 중국, 일본, 베트남, 타이완의 전통판화 장인들이 참여하는 아시아 전통판화시연회도 열려 세계 고판화의 주요한 축인 동아시아 고판화를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다. 문의 033-761-7885

             사진 제공=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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