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이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또 채식이 모든 성인병의 치료에도 상당한 이로움을 주는 것도 익히 알고 있다. 그런데 입으로는 채식이 건강에 좋다고 말하지만 이를 100%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 이유는 아직까지 채식위주의 음식문화가 우리의 식생활에 완전히 정착을 하지 못한 것이라 하겠다. 옛날에는 채식위주의 반찬이었는데 경제성장과 함께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육식위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직장 또는 단체에서 회식을 하는 날이면 고기 집을 선호하는데 그 이유는 채식보다는 영양이 풍부하고 맛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기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마음은 항시 건강을 위하여 육식을 덜 해야지 하면서도 그 자리를 피하지 못한다. 고기로 입맛이 길들여지면 고기 끊기가 담배 끊기보다 힘들다고 한다.

육고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당뇨나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으로 인하여 고생을 많이 한다. 요즘 샐러리맨 중에는 보약을 지니고 다니면서 건강을 챙기려는 사람들도 많다. 따지고 보면 그러한 사람들은 육고기를 즐기면서 육고기로 인한 건강 불균형을 보약으로 상쇄시키려고 하는 것 같은데 과연 그렇다고 건강해질까?

오늘날은 옛날과 달리 육고기 맛을 그대로 낼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채식문화가 발달되었다. 한번 시식을 해본 사람이면 이것이 채식 맞나 할 정도로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하다.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 불리는 콩으로 여러 가지 다양한 고기 맛이 나도록 생산하여 현재 많은 채식고기 제품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베지푸드’‘러빙헛코리아’‘비건푸드’‘베지랜드’등 전문적인 채식회사에서 다양한 채식고기와 채식과 관련된 재료 등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

외국에는 이미 채식문화가 잘 발달돼 있다. 가까운 대만을 가더라도 식당에서 비건(vegan: 유제품과 동물의 알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는 경우. 일부는 꿀도 먹지 않는 경우가 있다.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옷이나 화장품류처럼 동물을 이용해 만들어진 모든 상품을 가죽을 얻기 위해 짐승을 학대하는 생명의 존엄성 침해에 반대하여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넓은 의미에서 ‘비건’이라고 부른다) 채식주의자들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채식요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의 대기업에서도 머지않아 국민들의 건강을 위하여 값싸고 질 좋은 다양한 채식고기를 선보일 날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지난회에 언급한 바와 같이 육식동물 장의 길이가 짧은 이유는 육고기가 체내에 들어가면 채식보다 소화가 빨리 되기 때문에 장의 길이가 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채식하는 동물은 소화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장의 길이가 육식동물의 장보다 몇 배나 길다. 소가 되새김을 하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이다.

▲ 채소와 콩으로 만든 고기 볶음이 있는 건강한 한끼 식단.

인간이 육식을 하게 되면 소화가 빨리 되어서 소장과 대장의 길이가 너무 길기 때문에 육식이 서서히 내려오면서 그 음식찌꺼기가 장에 붙어 다른 화학반응을 일으켜 장을 침공하게 되는데 이것이 장염이다. 심하면 장암도 발생하는데 육식을 좋아하는 사람의 80%가 장염이나 장암에 걸린다는 통계도 있다.

지구상의 살아있는 동물은, 초식하는 동물이건 육식하는 동물이건 대부분이 살아있는 싱싱한 채소를 먹거나 살아있는 동물을 잡아서 먹이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 먹는 육고기는 대부분 살아있는 동물을 즉시 도축하여 먹는 것이 아니다. 외국에서 수입하는 고기는 물론 국내에서 도축한 고기 대부분도 가공 후 냉동으로 진공 포장한 상태에서 몇 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다보니 며칠 또는 수십 일이 지난 뒤에 우리의 식탁에 오른다. 이 과정에서 본래의 신선도가 유지되고 있는지 아니면 방부제가 가미되었는지는 당사자가 아니면 모르는 일이다.

현재 세계 각국의 나라에서 목축업을 하는 업체는 오로지 육질이 좋은 고기를 얻기 위하여 그리고 빨리 숙성을 시키기 위하여 가축을 공장식으로 사육하고 있는 곳이 많다. 좁은 공간에서 햇빛을 차단한 채 도축되기 전까지 먹는 것 외에는 아무런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여 사육하는 것이 공장식 사육이다.

공장식으로 사육되는 가축은 그 좁은 공간에서 도축되기 전까지 눕지도 못하고 서서 인간이 주는 대로 사료를 받아먹다가 인간의 먹이가 되는 날 일생을 마감하게 된다. 사육동물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텐데 그들에게도 암 등 온갖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다가 도축된 후 그 고기가 우리의 입을 통해 몸에 들어온다면 우리도 그러한 질병 인자를 몸에 지니게 되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

물론 세계 모든 곳이 이와 같은 방법으로 사육한다는 것이 아니라 일부이더라도 인간의 잔인성과 탐욕을 지적하는 것이다. 소가 광우병에 걸리는 것도 인간이 소의 고기를 많이 얻기 위하여 초식동물인 소의 사료에 육식을 첨가해 먹이는 바람에 광우병이 발생했다는 것은 매스컴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몇 년 전에는 일부 업주들의 잔인한 곰 사육이 기사화되어 사회적 이슈가 되었는데, 얼마 전에도 뉴스에서 살아있는 반달곰을 마취시킨 뒤 호스가 달린 긴 바늘을 곰 가슴에 찔러 넣은 후 쓸개즙을 빼내 판매했다는 보도를 보았다. 아무리 건강을 위해서라지만 어떻게 저렇게 잔인할 수가 있을까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의 생명이 고귀하다고 느껴지면 남의 생명도 귀한 법이다. 동물이라고 해서 인간과 다를 바가 없다. 원래 자연에서 야생으로 무리를 이루면서 생활하는 것을 인간이 필요에 의해 집으로 끌어들여 사육한 것이 가축이다. 당초부터 인간의 먹거리용으로 태어나지 않았다. 소도 도살장에 들어갈 때는 슬피 운다고 한다.

소승은, 고기는 동물의 사체에 불과하므로 그것은 인간의 음식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들에 있는 곡식과 채소가 주가 돼야 하며 채식문화를 발전시켜 인간성을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다.
인간의 신체구조가 초식동물로 되어있는 이상 우리는 채식을 해야만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일체중생 실유불성(一切衆生 悉有佛性)’이라, 불성이 있는 생명은 미물이라도 소중하므로 내 일신의 영달을 위해 내 입맛에 길들이지 말고, 둘이 아닌 나의 생명과 같이 존중할 때 진정한 사랑과 자비가 샘솟을 것이다. 말로만 자비와 사랑 운운 하지 말고 “내가 아니면 누가 먼저 하겠소”라면서 나부터 먼저 고기를 절제하는 식습관을 실천한다면 이것이 이타정신(利他精神)과 부처님 가르침의 실천일 것이다. 
                                                                                              창민스님(부산 천불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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