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깨달음을 얻고 확인한 날부터 열반에 이르시기까지 45년간을 쉬지 않고 가르치셨다. 교육하셨다. 즉 중생을 교화하셨다. 심지어는 부서져 가는 수레와 같다고 스스로를 표현하신 말년의 6근(六根)이 무너져 가는 그 순간에도 가르침을 쉬지 않으셨다. 아니 오히려 열반에 이르시기 전 하루 낮과 밤을 총 정리, 보충정리까지 하시면서 입에 단내 나도록 당부하고 가르치셨다.

팔정도가 있으면 사문이 있고 팔정도가 없으면 사문이 없다고 마지막에 출가한 제자 수밧다에게 강조하셨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곧 죽을 사람에게 곧 죽을 부처님께서 가르침의 끈을 놓지 않은 것이다.

일반적인 교육도 아름답고 중요한 일이지만 중생으로 되풀이 되는 윤회의 삶을 벗어나 해탈하게 하고 청정하게 하는 불교의 교육은 더더욱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다. 그러므로 여래의 법을 밝게 드러내고 덮어지지 않도록 힘쓰라고 당부하셨다.

중국의 방거사는 과거가 시험에 합격하고 일등한 사람을 뽑는 세속적인 일이라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은 ‘부처를 뽑는 일(選佛)’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부처님의 말씀과 마음을 가르쳐서 부처되게 하는 곳을 ‘선불장((選佛場)’이라고 하였다. 종단의 도제양성 기관에 애정을 가지고 살펴서 발전하게 하는 일은 바로 종단의 미래를 밝게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종도들의 제자와 자제, 그리고 신도들을 종단 교육기관에 입학하도록 하고 장학금과 지원 성금을 많이 내서 교육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하여야 한다. 종도들과 인연 있는 교육 의지를 가진 능력자들을 등용해서 부처를 뽑는 선불장에서 천불, 만불이 나오도록 하여야 한다. 한국불교의 적자요, 장자종단인 우리 종단의 미래가 걸린 교육 불사에 우리 모두가 뜻을 모으고 힘을 모아야 한다.

21세기의 특징을 살펴보면 생태의 시기요, 문화의 시기요, 영성의 시기라고 말한다. 우리 종단이 그에 꼭 어울리는 종단이다. 크게 개발하지 않고 적은 규모로 활동하는 생태적인 사찰들과 그곳에서 수행, 전법하는 스님들과 전법사들에게 5백만 불자가 귀의한 승단이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활발하게 문화종단, 문화불교, 문화 한국을 세계만방에 떨치고 있다.

이런 장점을 가지고 있는 종단이요, 종도들이라고 할지라도 교육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제 자리에 머무르거나 뒷걸음질을 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교육은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과제이자 우리가 선택해야 할 가장 쉬운 종단발전의 방법이다.

안팎의 상황이 녹록치 않음에도 교육불사의 끈을 놓지 않아 종단의 도제양성 기관인 동방불교대학과 중앙승가강원, 선암사 강원, 그리고 전법사교육원의 입학식이 거행되었다. 도제에 관한 교육은 바로 우리 종단의 미래이며 한국불교의 미래이다. 더구나 수많은 선조사스님들께서 피땀 흘리며 지켜온 올곧은 법맥을 잘 이어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교육이다.

입학식이 진행됐어도 추가 입학의 기회는 열려 있으니 종도들이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교육받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주위에서 격려하고 용기를 내게 하는 일이 더 필요할 것이다.

4월 4일에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동방불교대학의 9명의 학인들에게 종비 • 교비 • 특별 장학금이 전달되었다. 동방불교대는 건립 30년이 넘었고 전법사교육원도 설립 10년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또한 올해 9기를 맞은 중앙승가강원도 그동안 수많은 동문들을 배출했다. 동문들이 앞장서 후배들을 위한 장학기금 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이는 무엇보다도 종단 교육불사의 든든한 밑받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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