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는 많은 불교단체들이 총회를 열고 일년 동안 추진할 사업계획을 확정한다. 우리 종단 소속 여러 단체의 사업 중 제주교구신도회의 ‘불자봉사대상’ 시상과 ‘청소년과 엄마를 위한 법회’ 마련이 유독 눈에 띈다.

지난 2006년 처음 시작해 2년마다 시상해온 ‘불자봉사대상’은 올해로 10년째를 맞으며 제주불자들의 봉사의욕을 드높이고 있다고 한다. 봉사를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 개인과 단체를 선정해 ‘불자봉사대상’을 시상하는 일을 10년째 꾸준히 해오고 있는 제주교구신도회의 전법 의지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청소년 포교를 위한 ‘엄마와 함께 하는 법회’도 매우 인상적이다. 청소년들이 관심 갖기를 기대한다.

종단에서는 사회정화와 대중교화사업의 일환으로 몇 년 전부터 ‘한 사찰 한 가지 선행실천운동’을 꾸준히 펼쳐왔으나 확산되지는 못했다. 지난 2013년 12월 27~28일 총림 선암사에서 종단 간부스님들과 단체장 등 100여명이 참석해 종풍 진작과 쇄신을 위한 태고산림 법회를 봉행해 호응을 얻었다. 이때 종도가 평상시 지켜야 할 5개항의 ‘태고청규’를 제정했는데 이중에는 ‘대승교화정신에 입각한 대 사회복지 기여’도 들어있었다. 그러나 선언만 했을 뿐 구체적인 실천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불교의 근본사상은 자비이다. 이 자비사상의 실천이 육바라밀이고 사섭법이다. 그러므로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라면 반드시 자비행을 해야 한다. 그러나 가톨릭 신자들이 봉사를 의무화하고 생활화되어 있는 것과 달리 불자들에게는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에 옮기는 행(行)이 부족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 사회는 현재 많은 문제가 중첩돼 있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늘어나 이로 인해 가정 해체와 흉악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청소년들은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경쟁에 내몰려 정신적 황폐가 심각하다. 양극화가 심화되는 요즘 사회적 약자나 공공기관이 돌보지 못하는 음지에 관심을 갖고 정성껏 돕는 불자들을 발굴해 상을 주고 격려한다면 이러한 이타행을 하는 이들이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

지난 1월 5일 시무식 및 신년하례법회에서 올해 종단 추진사업이 보고되었는데 여기에는 ‘태고포교대상’의 시행이 들어있다. ‘태고포교대상’은 지난해 종단 사업계획에도 들어있었으나 종단 사태 장기화로 시행이 어려웠다. 그러나 올해는 꼭 시행되기를 기대해 본다. 포교와 복지에 남다른 원력과 귀감을 보인 불자들이나 단체를 추천받아 시상한다면 불자로서의 자긍심이 고취되고 종단의 소속감이나 연대의식을 높이는데도 일조할 것이다.

자비 베풀기는 어버이날이나 부처님 오신날, 연말처럼 특정한 날이나 시기에만 반짝 실천되어서는 안된다. 어느 때나 변함없이, 또 끊이지 않고 계속되어야 할 것이고 이러한 자비행을 실천하는 불자들을 발굴해 상을 주며 격려하는 곳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본다.

포교는 불교를 유지하는 핵심이다. 그러자면 전하는 이가 먼저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고 감화를 주는 향기로운 인간이 되어야 한다. 스님들도 평소 법문할 때 ‘봉사, 나눔, 베풂’이야말로 불자들의 기본 책무로, 봉사와 나눔은 사회를 맑히는 일임을 늘 강조했으면 한다.

종단이 빨리 안정돼 연말에 ‘태고포교대상’을 수상하기 위해 전국 교구종무원의 추천이 쇄도하기를, 그래서 자비행을 실천해온 ‘진실한 불자’들이 많이 발굴되어 봉사와 나눔이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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