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乙未年)새해가 밝았습니다. 금년 한 해도 평화와 행운의 상징인 양의 해를 맞아 국민 모두와 불자 여러분이 행복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 다사다난했던 일들도 많았고 국가경제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는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만드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국민이 모두 슬픔에 잠겼던 세월호 사건은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었고 아직 실종자가 남아 있지만 우리는 시련을 딛고 일어서고 있습니다.
불교계와 우리 종단 또한 신뢰받는 종교로서 부끄러움이 없도록 자성과 쇄신의 결사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느리지만 쉼 없는 노력으로 종교의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고 정토사회 구현에 앞장서 나가겠습니다.
옛 선지식이 말씀하시기를 악한 일을 생각하면 화하여 지옥이 되고 착한 일을 생각하면 화하여 극락이 되며, 자비의 마음이 화하면 보살의 경지에 이른다고 하였습니다.
또 미혹한 사람은 이 도리를 깨치지 못하고 생각마다 악을 일으켜 항상 악도에 떨어지지만, 만약 한 생각을 선으로 돌이키면 지혜가 생기니 이것이 곧 부처님의 모습이라 하였습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불자 여러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나라살림과 더불어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입니다. 사회적 갈등과 계층 간 이념의 대립도 여전히 우리의 발목을 잡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한 생각을 돌이켜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남을 나와 같이 여기는 마음을 가진다면 사회의 그늘진 자리부터 가장 따사로운 온기와 햇살이 퍼져 나갈 것입니다.
우리가 멀리 보고 깊이 생각하며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때 작은 나를 벗어버리고 함께하는 큰 경계에 닿을 것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억겁의 인연을 함께 나누는 동반자이자 반려자일 것입니다. 저마다는 어렵고 힘들다는 마음을 갖지만 자성의 자리에서 그 실체는 허공에 그려진 꽃처럼 언제고 사라질 것이며 진실로 남는 것은 영원한 행복을 함께하는 우리의 마음일 것입니다.
옛 어록에 “남을 책망하되 그 사람을 내 몸처럼 여기면, 천하에 용서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화합과 평화의 해를 맞아 나와 남이 다함께 이로운 ‘자리이타(自利利他)’의 한 해가 되기를 축원 드리며 국민 그리고 불자 여러분 모두가 복되고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를 축원 드립니다.

한국불교 태고종 총무원장 도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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