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딸에게 잘해주고 싶은데 잔소리만 나오거든요.” 한 어머니의 푸념입니다. “아들 녀석에게 다정하게 하려고 해도 잘 안 됩니다” 아버지가 말합니다. 누구나 좋은 부모이고 싶습니다.

그런데 의지와 상관없이, 자기가 자란대로 자녀에게 대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는 자신이 부모이지만, 어린 시절 성장하면서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나 아픔이 있으면 그 마음이 남아있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자녀에게 자기도 모르게 그대로 하게 됩니다.

이런 부모님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부모님의 마음을 둘 아니게 보고 원망을 녹이는 것입니다. 어릴 때는 미처 몰랐지만, 부모님에게도 아픔과 고통이 있었습니다.

가만히 부모님의 마음이 되어 보십시오. 부모님이 어린 시절부터 살아오신 인생을 내가 그 마음이 되어 한번 돌아봅시다. 부모님과 둘 아니게 그분의 입장이 되어 아픔과 어려움을 깊이 마음으로 느껴봅니다.
 
나아가 부모님의 마음을 모르고 내 입장만 생각했던 아상을 참회합니다. 이제는 어린 아이의 마음이 아니라 성숙한 어른의 마음으로 어린 시절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비롭게 공감하는 정진이 필요합니다.

부부가 서로 내면의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면 관계에 큰 도움이 됩니다. 다음은 40대 한 어머니가 돌아가신 친정어머니에게 쓴 편지입니다. 어릴 적 원망하던 마음이 자신이 어머니가 된 후 이해와 사랑으로 바뀌게 된 내용입니다.

사례) <어머니에게 쓰는 편지>
엄마~ 엄마~ 엄마~. 문득 문득 생각나고 혼자서 불러보는 이름, 엄마~. 오랜 시간 동안 조그만 방안에 누워서 창문 밖 하늘만 바라보시다 내 곁을 떠나버린 엄마. 엄마가 계실 때 잘해드리지 못함을 후회하며 그리워해 봅니다.

일 밖에 모르고 평생을 사시다 가셨건만 가끔씩은 원망도 했어요. 왜 남들 부모는 돈도 잘 벌어서 자식교육 시키면서 잘만 사는데, 우린 왜 똑같이 일을 하는데 발전 없이 모두가 힘들기만 하는지, 우리 부모는 왜 능력이 없을까? 난 절대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고 원망도 많이 했었어요. 근데 지금 와서 살아보니 엄마가 얼마나 가슴 아프게 우릴 키우셨을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아요.

언젠가 오빠 담임선생님 상담하시고 돌아오셔서 말씀하시던 게 생각나요. 농사는 1년 농사지만 자식농사는 100년 농사인데 애한테 신경 좀 많이 쓰셔야겠다 는 말씀을 듣고 오셔서 그 말씀만 계속 되뇌이던 일이... 엄마, 그 모습이 제 가슴에 남아 있어서 애들한테 조금씩 더 신경을 쓰면서 살아가고 있어요.

늘 생각하면 가슴 아리고 가슴 아린 우리 엄마~ 늘 맘속으로 기도드려요. 힘들고 힘들었던 모든 짐 홀가분히 다 내려놓으시고 부처님 품 안에서, 늘 자비 가득한 그곳에서 편안하시기만을…….
감사합니다. 엄마. 저의 엄마였던 우리 엄마 늘 감사드립니다.
용서하세요. 엄마. 가끔씩 원망했던 제 마음을 용서하세요.
사랑합니다. 엄마. 내 엄마였던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엄마를 사랑하는 딸 00가.-

부처님께서는 <어떤 아픔도 용서하는 부모의 마음이 부처의 마음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세상 모든 부모님들의 아픔이 녹아지고 밝은 부처님 마음 되시기 바랍니다. 부모님을 원망했던 분들이 계셨다면 둘 아닌 자비심으로 그 중생심을 녹이어 모두 자생보살로 화하게 되시길 간절히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가족과 마음으로 대화하는 준비
매일 집에서나 직장에서 10분간이라도 시간을 내어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혹은 잠자기 직전이면 더욱 좋습니다. 좌선하고 앉아 고요하게 마음을 깊이 집중합니다.

어릴 적 부모님의 얼굴을 차례로 마음에 떠올리며 그 마음을 느껴봅니다. 그 당시 부모님의 마음을 느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나의 관점과 내가 옳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내면의 불성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으로 합니다. “어머니, 힘드셨지요.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등 마음으로 말합니다. 참선을 마칠 때에는 항상 축원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님의 모든 업이 녹아지기 바랍니다. 밝은 부처님 마음 되시기 바랍니다.”

돌아가셨든 생존하시든 친정 부모님이나 시부모님과 관계가 어렵다면 그 괴로운 마음을 붙들지 마시고, 내면 깊이 있는 불성에 맡기세요. 억지로 생각을 내어 하려고 하지 마시고, 깊은 마음 속 부처님께 그저 맡기세요. 화난다, 억울하다, 이런 생각에 집착하지 마시고 편하게 깊은 마음에 내려놓으세요. 생각이 날 때마다 ‘부처님!’하면서 깊은 마음에 돌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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